The Foreign Press Noona Is Obsessed with Me

Chapter 73



사람이늘어난총장실.

중앙에자리한탁자를둘러싸고세명의사람이앉아있었다.

쭈뼛거리며총장이건넨찻잔만만지작거리는아서,

자신만의시간을방해받은걸로모자라,원수의딸을마주하여기분이더러워진총장,

보는사람도없겠다인간의모습으로돌아온릴리스까지,

총장과릴리스사이를흐르는정전기같이 따가운기세에억눌린아서는식은땀을흘리고있었다.

‘다,답답해…!’

불편한침묵을깬것은총장이었다.

“그러니까너희들의말을정리해보자면,점심시간에같이밥을먹고싶다.이건가?”

외신을앞둔것치고는퍽거만한말투였다.

이에맞서듯한껏고개를치켜든릴리스가다리를꼬며말했다.

“그래.”

그거만한태도에총장의눈썹이꿈틀거렸다.

하지만최대한내색하지않고말을잇는총장.

“같이밥을먹으려면교칙상외부인이아니어야하니,동거인자격을얻어서내부인이되어야겠다?”

“그래.”

총장은어이가없는마음에충동적으로한마디를던졌다.

“…너네바보냐?”

“뭐야?”

“자,잠깐만요릴리스!”

당장에자리를박차고일어서는릴리스와,그걸뜯어말리는아서.

총장은한심하다는표정으로릴리스를쏘아보았다.

“정말정체를숨길생각은있는건가?사진을찍힌것도모자라인터뷰로신문1면에나오더니,이젠밥도같이먹겠다고?아예동네방네소문내고다니지그래?”

총장은아직도신문에난사진을본기억이생생했다.

네크로노미콘에서읽었던외양과정확히일치하는사람의사진을보았던그순간,얼마나소름이끼치던지.

조금이라도외신에대해알고있는인간이라면틀림없이의심을품게될것이다.

“생각해보니인터뷰는계약자인네가한거였지?거참잘하는짓이다.”

“윽…”

“왜우리애한테뭐라고그래!”

“아오…!”

총장은지끈거리는머리를부여잡았다.

어째서아우터갓이라는작자들은하나같이자신을못내버려둬안달인걸까.

‘그냥계약이고나발이고노덴스한테꼰지르고죽어버릴까?’

진지하게고민하던총장은이내그생각을머릿속쓰레기통에처박았다.

기나긴세월을버텨왔는데이런걸로무너질수는없지.

‘에휴,내팔자야…’

릴리스의말을곰곰이생각해보던총장은생각보다괜찮을수도있겠다는결론을내렸다.

‘차라리일찍들켜버려서노덴스가잡아가버리면문제없지않나?내가직접말해준것도아니니까계약에도문제없고.’

다시생각해보니괜찮아보였다.

그렇게릴리스의부탁(명령)을수락하려던총장의시선끄트머리에무언가가잡혔다.

그것은바로아까까지만해도총장본인이보고있었던서류.

그걸보자마자입에서튀어나오는말.

“안돼,절대불가.”

“왜!”

릴리스의두눈에서붉은안광이흘러나왔다.

총장은한숨과함께보고있던서류를건넸다.

“봐라.”

서류를받아든아서가내용을찬찬히훑어보고는고개를갸웃거렸다.

“이게왜요?딱히문제점은없어보이는데.그나마출생지가성국이라는것만제외하면…”

“그거성녀후보다.”

“네……….네에?!”

화들짝놀란아서는서류를떨어뜨리려던걸간신히부여잡았다.

“서서,성녀라니.그런사람이마도제국에는어째서…?”

“그게나도정말궁금하단말이지.굳이적국의학교,심지어황립아카데미에다니는이유를모르겠다.성국이조금소란스럽다는이야기는들었지만.”

어쨌거나,라고말을잇는총장.

“성국의최중요인사가아카데미에온다.심지어허울뿐인인사가아니라진짜힘을가진인사가.만약성녀후보가네정체를알아버리면큰일일텐데.”

성국에정체가알려져노덴스가나타나는건총장에게는오히려환영할일이었으나,성녀후보가‘학생’으로들어온이상이문제는거기서멈추지않을수도있다.

‘자칫아카데미의자격이의심될수도있는상황…젠장.계약같은걸하는게아니었어!’

릴리스의정체가성녀후보에게들켜버리면그즉시이단심문관이파견되어아카데미를들쑤실것이다.

그건학생들에게도좋지않을뿐더러,아우터갓을연구하고있던총장으로서는최악의상황이었다.

“성녀?그게뭔데?”

전혀상황파악을못하고있는릴리스의질문에아서가답했다.

“성녀님은성국의상징중하나예요.실질적인지도를성황이한다면각종대외활동은성녀가하죠.성국의2인자라고보시면돼요”

“그럼성녀는성녀지,후보는뭐야?”

“그건저도잘…”

아서가말끝을흐리며총장을바라보았다.

한숨과함께말을잇는총장.

“성녀는툭하고나타나는게아니다.뛰어난신성력을가진순결한여성수십명이끝없는경쟁을통해걸러지고걸러져서가장깨끗하고능력있는사람만이성녀가된다.”

그말에아서는얼굴을찡그렸다.

그방식이어딘가익숙하면서도불편했기때문이다.

“…그거완전고독아니에요?”

“맞아,고독.독벌레가후보자로바뀐것뿐이지.사실상고독을만드는과정과비슷해.아니,어쩌면더악독할수도.”

옛기억이떠오른총장은콧잔등을주물렀다.

그는전대성녀와만났던때를시간이지난지금까지도기억하고있었다.

자신보다한참은어리던그앳된아이가애써웃음을끌어올려어색한미소를짓던그모습은총장의뇌리에서잊혀지지않았다.

‘쯧,하필지금그게떠오른건또뭐람.’

혀를찬총장은생각에잠겼다.

하필아카데미에있는아우터갓.

하필아카데미로오는성녀후보.

서로에게어떤마찰도없기를바라는건무리겠지.

방법을떠올려야했다.

아우터갓도,성녀후보도충돌하지않을방법을.

문득총장의시선이아서로향했다.

순진하디순진한얼굴.

누군가떠오르는얼굴이었으나그감정은애써재쳐둔총장은기억속에서아서의서류를끄집어냈다.

서류로보았던정보와자신이직접봐온아서의모습을합쳐그의이미지를만들어냈다.

‘순수하고깨끗한,때묻지않은아이라…그러면서어느정도강단도있고,머리도잘돌아가는편이네.’

총장은이미지를완성해나갈수록겹쳐지는누군가의이미지에고개를저었다.

‘쳇,이렇게비슷할건또뭐야.’

어쨌거나아서의이미지를완성한총장은이내고개를끄덕였다.

‘릴리스의계약자가이런아이라다행이군.’

총장의머릿속에서한가지계획이떠올랐다.

하지만그것은어디까지나눈앞의두사람이협조한다는가정하에완성되는계획.

평소라면아우터갓이낀계획따위절대구상도,실행도하지않겠지만…

누군가의모습을떠오르게하는아서덕분일까,총장은그계획을입에담았다.

“좋아.한가지계획이있다.성녀문제도해결되고너희들의동거신청도가능해지는방법.”

“진짜요?”

“뭔데.”

총장은손짓으로펜과종이를불러왔다.

“릴리스.너혹시이름을바꿔볼생각은없나?”

“…뭐라?”

릴리스의얼굴이와락구겨졌다.

—-

시간이지나고총장실을나서는두사람.

“도와주셔서감사합니다,총장-”

“빨리가자,아서.”

“릴리스,적어도인사는해야-”

“가자.”

“…넵.”

릴리스의팔짱에구속되어질질끌려가는아서를복잡한눈으로바라보는총장.

‘이게잘하는짓인가모르겠다…’

그의앞에는두장의종이가놓여져있었다.

첫번째종이에는릴리스의사진과다양한정보들이적혀있었다.

물론그정보들은전부거짓,즉이종이는거짓신분증이었다.

‘이름릴리나.최근에사망한작은상인의딸로블루피스고아원과연이있어서자주왕래하다가아서와알게되었음.’

블루피스고아원은정말있는곳이며,아서가다녔던곳인것도사실이다.

고아원에들어온후원중에상인의후원이있던것도사실이다.

하지만나머지는전부거짓.

‘진실사이에숨겨진거짓은진실로보이는법.’

간단하게위조신분을만든것이다.

그옆에놓여진두번째종이.

종이상단에는이렇게적혀있었다.

-동거신청서.

하단부의이름에는 ‘아서’와 ‘릴리나’의이름이적혀있었다.

‘이제남은건그둘이얼마나거짓말을잘하느냐는건데…’

의자에몸을뉘인총장은관자놀이를꾹꾹눌렀다.

-오,나름잘대해줬네.

머리로들려오는목소리에총장은얼굴을구겼다.

릴리스가나타나자마자꽁무니를뺀주제에돌아오는건빨랐다.

“나는나대로최선을다했다.”

-흠…릴리스는그렇다치더라도아서는좀위험할것같은데.

“왜,거짓말잘못할거같아서?”

-어.좀순수해보이잖아.

그말에총장은콧방귀를뀌었다.

“하,순수하다라…”

총장은방금전일을돌이켜봤다.

거짓신분증을만들자는이야기가나오자마자눈빛이바뀌던아서.

미리준비해놓은것마냥줄줄이흘러나오는그럴듯한위조신분.

“그녀석이미다예상하고온거야.”

-뭐?

“성녀이야기는몰랐겠지만,이대화의결과가어떻게될지정도는예상하고있었어.”

추측컨대아서의머릿속에는릴리스에게내부자자격을주기위한방법이적어도열가지는넘었을것이다.

그리고그중한가지로결과를이끌어낼방법도알고있었겠지.

“무서운녀석…”

총장은자신이떠올린아서의이미지를수정했다.

순수하긴 개뿔이…

도대체머리에뭐가들었길래어린놈이그렇게영악하단말인가.

그러자또다시떠오르는누군가.

‘…빌어먹을,이것마저닮았으면어쩌자는거야?’

총장은생각을돌리기위해차를마시려했다.

찻잔을들어올린그는이미차갑게식은차를물끄러미내려다보았다.

그러자돌연.

“외출좀해야겠어.”

-응?갑자기왠외출?

“신경쓰이는게있는데,해결하지않으면계속해서거슬릴것같아서말이야.빨리 확인하고 치워버리든가해야지.”

총장은눈깜짝할사이에외출복으로갈아입고는총장실을둘러보았다.

“잠깐이면되겠지.”

-뭔데 그래?

그러자총장이하늘을보며말하길,

“우연도이정도면필연이다.이번에도그말이맞나한번확인해보자고.”

그말과함께총장은사라졌다.

텅빈총장실은언제소란스러웠냐는듯이고요했다.

누군가있었다는흔적이라고는탁자에올려진찻잔들뿐이었다.

깔끔하게비워진것하나,손도안댄것하나,차갑게식은차가담긴것하나.

[!– Slider main container –]


[!– Additional required wrapper –]






Tip: You can use left, right, A and D keyboard keys to browse between chap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