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eign Press Noona Is Obsessed with Me

Chapter 69



“사랑해요,릴리스.저와결혼해주세요.”

“!!!”

입을가린손틈으로비명인지환호성인지모를소리가흘러나왔다.

릴리스의두눈이부르르떨렸다.

흔들리는시선이나와반지를오갔다.

나는긴장한채로릴리스의반응을기다렸다.

이윽고

스윽

릴리스가손을,왼손을내게내밀었다.

오른손은아직입을가린채였다.

나는반지중에서작은쪽을꺼내들었다.

그리고조심스레,소중한보물을다루듯이릴리스의손을받쳤다.

그부드러운손의감촉을느끼며반지를약지에끼웠다.

천천히,또천천히.

혹여나반지가안맞으면어떡하지?

릴리스가아파한다면어떡하지?

이예쁜손에상처라도난다면…

두려웠지만,그런걱정이무색하게반지는부드럽게들어갔다.

손가락마디의시작부분,그부분에안착한반지는조이지도헐렁거리지도않고딱맞아보였다.

릴리스의뽀얀손.

그손에들어간붉은보석반지.

너무도아름다운조합이었다.

나는경애하는마음을담아반지에입을맞췄다.

그리고고개를들어릴리스를마주보았다.

마치한장면도놓치지않겠다는듯눈을가득키운채로나를내려다보는릴리스.

그초롱초롱한눈을마주보자정신이날아갈것만같았다.

“…순서가좀잘못된것같지만,대답을들을수있을까요?”

내말에릴리스도결심을한건지눈의떨림이멎었다.

릴리스는내손을잡더니나를번쩍일으켰다.

그리고케이스에서또다른반지를하나꺼내들고나를바라보았다.

무언의요구에나는왼손을내밀었다.

릴리스의손이내손을받쳤다.

나는웃음이새어나오려는것을간신히멈췄다.

내손을받친릴리스의손이엄청난속도로떨리고있었기때문이다.

릴리스는떨리는손으로내게반지를끼워주었다.

처음에는차가운금속의감촉이불편했지만,마디를하나하나넘을때마다적응이되었고,마지막마디에안착할때면한몸처럼편해졌다.

반지를다끼운릴리스는내가했던것처럼반지에입을맞췄다.

그리고나를바라보며말하길,

“사랑해,아서.나와결혼해줄래?”

질문에질문으로답하다니너무합니다,정말…

그리고답이뻔한질문이지않는가.

보아하니릴리스도답을이미알고있었다.

나와릴리스는동시에서로가예상한대답을내놓았다.

“네!/응!”

그순간,

피유우우우우~

무언가가허공을찢으며하늘로날아올랐다.

우리가있는높이마저넘어서하늘로쭉뻗어나간그것은,

퍼엉!!

고막을때리는커다란소리와함께허공에서폭발했다.

그것은단순한폭발에서그치지않고화려한빛을사방으로뿌려댔다.

오색찬란한빛이허공을수놓으며시야를가득메웠다.

그압도적인절경에온몸에소름이돋는것같았다.

생전처음보는광경.

하지만나는폭발에이은찬란한빛,그것을가리키는말을책에서읽은적이있었다.

‘폭죽…’

태어나서처음으로본폭죽의광경은너무도압도적인것이었다.

하지만나는금방시선을돌렸다.

지금중요한건폭죽따위가아니었다.

아무리폭죽이아름답다고한들,눈앞의사람에비할바는아닐것이다.

아무리폭죽이시끄럽다고한들,눈앞의사람의말이더욱중요했다.

릴리스또한나를돌아보았다.

돌아본릴리스의눈에는물방울이맺혀있었다.

그걸보자나또한가슴이답답해지며눈시울이따가워졌다.

시선이교차되고,마음이통한다.

우리는동시에서로를끌어안고,입과입을겹쳤다.

벅차오르는감정을서로에게전부쏟아내듯이격렬하게.

—-

나는책에서폭죽이라는소재가나올때마다이해가되지않았다.

설명만들어보면단순히하늘에서폭탄을터뜨리는것.

그게뭐가좋다고그렇게자주써먹는소재였을까.

하지만폭죽이라는것을직접목격한지금,나는기존의생각을고칠수밖에없었다.

‘…예쁘다.’

하늘을빛나는찬란한빛이너무도아름다웠다.

폭죽은하나로끝나지않았다.

이어서올라오는십수개의폭죽들.

퍼펑,펑펑,퍼버벙!

고막을때리는소리에살짝눈살이찌푸려졌지만,어느새소리가거의절반수준으로떨어졌다.

소리가줄어들때흐릿한막이잠깐보인것으로추측컨대,릴리스가방어막을친모양이다.

덕분에맘놓고그광경을감상할수있었다.

꽃모양,원모양,다채로운문양들,심지어황제의문양까지.

화려한문양들이떠올랐다가사라졌다.

나는멍하니그광경을눈에담았다.

…….

…그래.솔직히말하자면폭죽은그리눈에들어오지않았다.

처음에야신기해서바라보고있었다지만,지금와서는그저시선을돌릴수단으로써먹고있었다.

몇분전의일이떠올랐다.

내가프러포즈를하고,릴리스가수락했다.

‘요약하니까진짜쉬워보이네.’

실상은전혀아니었건만.

문득그런생각이들었다.

만약방금전일이허상이었다면?

지금내가꿈을꾸고있는것이라면?

저기저불꽃처럼피어오르고사그라드는가짜라면?

그렇게생각하자니살짝두려워졌다.

옆을돌아보기힘들었다.

만약내옆이비어있다면,정말로허상이었다면참을수없이슬플것같았기때문에.

그런데그때.

꼬옥

“!!!”

내손을덮은온기에소스라치게놀랐다.

돌아보니내손위로다른손이올라가있었다.

뽀얀손위로드러난붉은보석이폭죽의빛을받아이리저리흔들렸다.

이어서고개를들어보자나를바라보는릴리스가있었다.

내걱정이무색하게도릴리스는옆에있었으며,언제나처럼따뜻한눈으로나를바라봐주고있었다.

“무슨생각을그렇게해?”

이에나는손을뒤집어릴리스의손을맞잡았다.

부드러운손에딱딱한감촉이섞여있었다.

그게못내기뻤다.

“…현실감이없어서요.”

“현실감?”

“제가진짜릴리스와약혼한게맞을까요?방금일이꿈만같아서실감이안나요.”

그러자릴리스가웃으며한손으로내뺨을감쌌다.

“후훗,분명너무기뻐서그럴거야.”

“그런가요?”

“뭣하면내가확실감나게만들어줄까?”

“어떻게요?”

“이렇게.”

내뺨을잡아당긴릴리스가입을맞춰왔다.

키스로잠을깨웠듯이이걸로실감나게하려는-

물컹~

“우읍?!”

나는황급히입을뗐다.

“어때,확실감나지않아?”

나는내손에서느껴지는부드러움에감탄을금치못했다.

‘사람의몸이이렇게부드러울수가있나?’

“어머,손은안떼네?”

그녀의말대로나는입술은뗐지만손은그대로였다.

출렁출렁

손이떨릴때마다진동이전체로전해졌다.

물결치는것같은그움직임에시선을땔수가없었다.

살짝힘을주자손아귀에느껴지는부드러움이더해지며형태가살짝일그러졌다.

“읏…!”

릴리스의반응에놀라서손을떼자금방원래의모습으로돌아온다.

뽀잉

나는그잠깐의접촉으로확신할수있었다.

“꿈이아닌현실이네요.”

“그렇게생각한이유는?”

“제상상력은이감촉을구현할정도로뛰어나지않거든요.”

“푸핫!그게뭐야~”

상상을불허하는압도적인감촉.

그감촉을다시느껴보고싶다며손이근질거렸으나,나는릴리스의허리를감싸안는걸로만족했다.

시선을살짝내려서광장을내려다보자시계가가리키는시간은,

12:08

아무래도폭죽은새해를맞이하는동시에터진모양이다.

만약그렇다면상당히절묘한타이밍이었다.

새해를맞이했으니해야할말이있었다.

“해피뉴이어.올한해도잘부탁해요,릴리스.”

“응,너도해피뉴이어.나야말로잘부탁해,아서….아니,자기야.”

“!!!”

은근한릴리스의속삭임에온몸에소름이쫙돋았다.

그러자내목을가리키며깔깔웃는릴리스.

“닭살돋았네?”

“그,그런장난은-”

“어머,장난이라니.약혼한사인데이게왜장난이야?”

“그건그렇지만…”

그러고보니이제진짜저렇게불러도되는사이가되었구나…

“너도해봐.”

“…네?”

“불러보라고.”

이에나는입을열었다닫았다를한참동안반복했다.

끝내나온한마디는.

“..기야…..”

듣기도힘든작은한마디.

“뭐라고~?”

“으윽….”

부끄러워죽을것같았다.

도저히입이안떨어졌다.

릴리스는이부끄러운말을어떻게당당하게하는거지??

“그렇게부르기싫어?”

“싫은게아니라….”

“계속그렇게빼면….”

릴리스는볼을부풀리며고개를돌렸다.

“나삐져버린다?”

…미치겠네.

릴리스가저렇게고집부리는건처음본다.

어지간히그말을듣고싶은모양이다.

결국나는천천히입을열었다.

“자….후우….”

심호흡을다시하고,고개를푹숙이고말한다.

“…자기야.”

부끄러운나머지얼굴에피가쏠려서어지러워졌다.

도저히릴리스를바라볼수가없었다.

그렇게시선을내리고한참을기다리고있자니릴리스가이상할정도로잠잠하다는것을깨달았다.

천천히고개를들어보자잘익은사과처럼달아오른릴리스의얼굴이보였다.

“흐으으….”

“아니,릴리스가부끄러워하면어쩌자는거예요?”

“직접들으니까또달라서….”

의외로허당끼도있는우리외신님.

“…또해줄수있어?”

“…또요?”

“다시듣고싶어.”

초롱초롱한눈으로바라보는릴리스의요구를내가어떻게거절할수있겠는가.

“…자기야.”

“…또.”

“자기야.”

“…한번만더.”

“자기야.”

“마지막으로한번만-”

이에나는릴리스에게달라붙으며지근거리에서속삭여주었다.

“자.기.야.”

“흐으으…!”

그러자릴리스는양손으로얼굴을감싸고숨어버렸다.

“어어,숨지마세요.저도부끄러운거참아가면서말해준건데릴리스가숨어버리면안되죠!”

“으응~!”

고개를도리도리젓는릴리스.

나는얼굴을가린릴리스의손을잡았다.

살짝힘을주자맥없이떨어지는손.

“어딜숨으시려….는……”

참고로말하자면현재내자세는릴리스를위에서부터덮치는자세다.

“어……”

릴리스의양손을잡아고정시키니자세가영…..

조금만움직여도코가닿을거리에서,우리는서로를마주보았다.

폭죽소리가저멀리서들려오는것처럼느껴졌다.

분명그것보다훨씬작은소리일것들이내귀에들려왔다.

두근…두근…두근…

새액새액….

심장소리,숨소리,

꿀꺽….

침을삼키는소리.

마지막건아마나한테서난것같다.

은근한기류가흘렀다.

지금이라면며칠전꿈에서봤던그걸현실에서도….

심장이목젖까지뛰어오르는것같다.

천천히지탱하던팔을낮추려던그때.

“웁-!”

순식간에팔을빼낸릴리스가내입술을검지로막았다.

그리고천천히나를밀어냈다.

어리둥절한표정으로바라보고있자니릴리스가잔잔한미소를얼굴에띄웠다.

“하고싶어.”

“….?”

“하지만이렇게는아니야.”

나를밀어올린릴리스는상체를일으켜나를마주보았다.

“이렇게충동적으로,한순간의감정으로소중한첫경험을날릴수는없잖아?너나나나그러고싶지않을거야.장소도좋지않은곳이고.”

릴리스의말에나는그제야정신을차릴수있었다.

지금우리는하늘위였다.

이런곳에서해버리는건좀….

“…고마워요.정신차리게해줘서.”

정말이지.

내가무슨생각이었는지모르겠다.

“…그리고말이야…..”

운을띄운릴리스는얼굴을붉히며고개를살짝돌렸다.

“…한번해버리면그뒤로절제가안될것같아…..”

“아….”

“… 결혼까지 앞으로2년.기다려야하는데,못기다리게될것같았어.”

그건나도마찬가지였다.

선은한번넘기가힘들지,두번은쉽다.

그리고그선을넘으면압도적인행복이기다리고있는데,누가마다할수있을까.

그건다른모든것을제쳐버리는크나큰무언가일것이다.

다행히도우리는선을넘기직전에멈출수있었다.

“…그래도다행이야.”

“…네?”

릴리스가배시시웃으며말했다.

“나는네가완전히할마음이없다고생각했었거든.”

“그럴리가요!”

나는결코고자가아니다.

내가지금껏참아내느라얼마나힘들었는데!

“그래도할마음이있었구나…..그걸확인할수있어서다행이야.”

그렇게말하며웃는,이렇게성숙한모습도보여주는릴리스가너무도사랑스러웠다.

이에나는릴리스에게고마운마음을가득담아서,

“릴리스.”

“응?”

“만약저희가…..그럴때가온다면,지금까지참아온만큼……”

“응,기다려줄게……그래도…”

그러자릴리스는행복한미소와함께내뒷목에팔을걸어나를잡아당겼다.

“이건예외니까…”

“네, 얼마든지요.”

릴리스와내숨결이교차한다.

언제까지고나를기다려줄릴리스에게감사한마음,터질것만같은이감정을가득담아길고긴호흡을섞어갔다.

호흡을위해잠시떨어졌을때에는늘그랬듯이,서로를마주보며,

“사랑해,아서.”

“저도사랑해요,릴리스.”

새해를기념하는폭죽이잦아들었다.

지난해가가고새로운해가시작된다.

거창한것같으면서도기나긴인생을생각한다면그리특별하지않을수도있다.

나는방학이끝나면다시일상으로돌아가아카데미를다니게될것이다.

평소와다를건없었다.

지루한일상이찾아올것같은말이지만,나에게변화없는일상이란무엇보다소중한것이다.

그도그럴것이…

“헤헤…”

내동작하나하나에기뻐하며웃어주는사람이곁에있기때문에.

나는일상이너무도소중했다.

이에나는빌었다.

성국의신도아닌,눈앞의외신님같은아우터갓도아닌,보다근본적인 ‘신’에게빌었다.

‘부디,이일상이지켜지기를.’

[!– Slider main container –]


[!– Additional required wrapper –]






Tip: You can use left, right, A and D keyboard keys to browse between chap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