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eign Press Noona Is Obsessed with Me

Chapter 67



사람의감정변화란참으로신기한것이,단계가나뉘어진다.

특히불행한상황을마주했을때는그변화가더극적으로나타나는데.

우선현실부정.

‘아니야.다시찾아보자.안쪽주머니,겉주머니전부뒤져봐야….’

다음으로수긍.

‘…없어…..진짜없어..!’

이어서분노.

‘이런빌어먹을!’

특히자기자신에대한분노.

‘이런바보같은놈!제대로확인도안하고희희낙락돌아다니기나해?’

만약여기서멈춘다면상황을해결할의지가없어지게된다.

다행히도아서는다음단계로넘어갈수있었다.

‘분명기숙사를나설때는품에있었어.하늘자전거에서도케이스가느껴졌어…..그렇다면떨어뜨린건가?’

원인을분석하고,

‘어떡하지?돌아가서찾아봐야하나?’

해결방안을모색한다.

그러나,

아서의시선이건물들사이로보이는인파로향한다.

‘저사람들사이에떨어뜨린물건이과연멀쩡하게남아있을까..?누가가져갔으면어떡하지?아니,애초에밟아서부서졌으면?’

도저히혼자서해결할수없는불가능한상황.

보통여기까지오면사람들은포기에이르나,아서의곁에는그를이끌누군가가있었다.

“왜그래,아서?”

안색이하얘진아서를걱정스러운표정으로바라보는릴리스.

아서는그런릴리스를보자억장이무너지는것같았다.

최고의프러포즈를해주겠다고다짐했건만,가장중요한반지를잃어버렸으니….

아서는다시자책으로돌아갈뻔했지만,눈앞의사람을실망시키고싶지않다는마음가짐으로다시이성을되찾을수있었다.

‘릴리스에게말한다면찾을수있을지도몰라,하지만….’

기껏서프라이즈하겠다면서필사적으로반지를숨겨온아서다.

여기까지와서그계획을무너뜨리기에는…

‘…그래도아예안하는것보다는낫겠지.’

결국결단을내린아서는더듬더듬말을내놓았다.

“저…릴리스.”

“응?”

“…제가엄청중요한무언가를가지고나왔는데요.”

그러자릴리스의심장이거칠게뛰기시작했다.

‘반지야?반지지?반지구나!드디어!’

마침타이밍도좋았다.

아름다운노을빛과함께건네는약혼반지라니,이얼마나로맨틱한장면인가.

그반지를받아내기위해일주일이라는시간동안적극적으로구애한릴리스다.

그녀는얼마든지기쁘게반지를받아줄의향이-

“그….하아….그걸잃…잃어버려서…..”

“….하?”

그순간릴리스의사고가불안정하게흔들렸다.

‘잃어버려?뭘?중요한거…..설마반지를?’

곧장힘을끌어올려아서의품을꿰뚫어본릴리스는심장이쿵하며내려앉는것같았다.

‘지,진짜없어..?!’

앞서말했듯이,반지를받기위해일주일이나기대하고또기대해온릴리스다.

그런데정작그반지가없어졌다니….

정신이아득히멀어지는것같았다.

“혹시릴리스가도와주실수있을까요..?”

말끝을흐리며릴리스를쳐다보는아서.

아서는그녀에게미치도록미안한마음이솟구쳤다.

설마반지가있다는사실을릴리스가알리가없겠지만,그래도뭔가줬다가뺏는것같아서너무미안해지는것이었다.

아서의도움요청에간신히정신을차린릴리스는다행히앞선감정변화의단계를거치지않을수있었다.

“알겠어.내가도와줄게.”

릴리스는감지를펼쳐축제가일어나는거리전체를뒤덮었다.

온갖정보가한꺼번에들어와인간이라면감당하지못하고기절했을것이지만,릴리스는그정보의파도속에서원하는정보를뒤적였다.

그러나힘을많이잃어버린탓일까,감지한정보들이너무들쑥날쑥하여정리가되어있지않았다.

원활한탐색을위해서는단서가필요했는데….

문득릴리스의시선이아서를향했다.

아서는그시선이이상하게부담스러웠다.

“아서.”

“…네?”

“나좀안아줘.”

“…..네?”

“탐색을위해이정표가필요해.네냄새로찾아낼거야.”

하루종일,아니사실상반지가만들어진이래계속품에간직하고있던아서다.

당연히그의냄새가진하게배였을것.

단서로삼기에는충분했다.

얼떨결에팔을벌린아서.

그의품으로달려든릴리스는코를박고그의냄새를한껏들이켰다.

그리고,

“……”

“……”

“….?”

한참을기다려도반응이없는릴리스에이상함을느낀아서가그녀의등을한번톡건드린다.

“저,릴리스?”

“…으응?”

“…찾고계시는거맞죠?”

그의질문에정신이번쩍든릴리스.

아서의냄새에취해헤롱헤롱하던그녀였다.

간신히정신을차린릴리스는다시그의냄새를들이켜그것을기억해냈다.

다시금감지를펼친릴리스는아서의품에서난냄새를단서로추적을개시했다.

그녀와아서가함께데이트를했던길이쭉이어졌다.

그런데그길중간에무언가가빠져나가는듯갈래가생기는부분이있었다.

‘저기다!’

릴리스는그곳에집중하며주변흔적을단서삼아상황을유추했다.

하늘자전거에서내려온지얼마안된시각.

아서와릴리스는팔짱을끼고다음장소로향하고있었다.

그런데그때아서의곁을스쳐지나가는한인간의냄새.

릴리스는아서의품속에서눈을번쩍떴다.

“찾았어.”

“정말요?어디……릴리스괜찮아요?”

아서의품에서빠져나온릴리스의두눈을노을빛보다진하게,시뻘건핏빛으로달아올라있었다.

‘어떤개잡놈이감히…!’

릴리스는머리끝까지치솟는분노로손발이부르르떨렸다.

—-

그시각.

한소녀가발빠르게사람들사이를이리저리헤쳐나가고있었다.

소녀는얼굴을찡그리고있는것이,기분이언짢아보였다.

몇십분전까지만해도활짝웃고있던것이거짓말같았다.

‘젠장,오랜만에봉좀뽑았나했더니….’

얼마전,그녀는하늘자전거를타는곳바로근처에서몸을숨긴채로때를기다리고있었다.

하늘자전거는돈많은귀족들이나타는부자들의놀이기구.

뭐라도건지기에이만한곳이없었다.

그때,소녀의눈에두남녀가잡혔다.

같은여자라도반할정도로끝내주게아름다운미녀와,좀귀엽긴하지만여자가아쉽다고생각되는남자.

행복하게하하호호웃는꼴이상당히아니꼬운소녀였다.

물론개인적인감정을차치하더라도저둘은상당히좋은먹잇감이었다.

저렇게사이가좋은것을보니사귄지얼마안된신생커플.

따라서서로죽고못사는사이일것이다.

저봐라,눈이서로의얼굴에서떨어질생각을안한다.

저상태라면성공확률이매우올라가게된다.

마침내목표물을정한소녀는사람들사이로뛰어들어커플을향해다가갔다.

열심히따라갔건만,이상할정도로존재감이흐릿한커플은따라가기상당히벅찼다.

뭐랄까….안개가낀것처럼.

하지만소녀는반드시한몫하겠다는집념을담아둘을열심히쫓아갔고,이내남자의바로뒤까지다가갈수있었다.

소녀는타이밍을재고는남자가여자에게 꿀처럼 달달한 시선을보내는그때!

샤샥.

자신이생각해도군더더기없는완벽한움직임으로남자의안주머니를턴소녀는빠르게인파로섞여들어갔다.

인적이뜸한골목으로들어선소녀는자신이얻은것을내려다보았다.

그것은검은케이스였다.

설마하여케이스를열어본소녀는숨이턱막히는것같았다.

케이스안에는 은은하게 빛나는붉은보석이박힌아름다운반지한쌍이있었다.

소녀는한동안소리지르며사방을펄쩍펄쩍뛰어다녔다.

이정도라면몇달동안굶주릴걱정은안해도된다.

그야말로땡잡은상황에기뻐하던소녀는반지를팔기위해간보석상에서청천벽력같은소리를들었다.

“이거문스톤이네?근데…붉은놈이잖아?에이,불행옮을라.안살거니까나가.”

보석의색때문에구입자체를거절하다니??

다른보석상을전전해봤지만대부분같은답이돌아왔다.

그나마한사람이사겠다고는했지만,제시한가격이참으로양아치같았다.

그가격에살바에야차라리물물교환이낫겠다고생각한소녀다.

투덜투덜거리며보석을교환할사람을고민하던그때.

“거기멈춰.”

“……”

“어이,거기!갈색머리꼬맹이!”

“누가꼬맹이야!”

소녀는고개를홱돌려뒤를돌아봤고,동시에간담이서늘해졌다.

“어…어..?”

소녀를부른사람은다름아닌그녀가반지를훔친커플,그중여자였다.

여자,릴리스는치솟은분노로눈이핏빛으로물들어섬뜩한분위기를자아내고있었다.

‘…어라? 분명 방금 전에는 검은 눈이었는데..?’

“감히네가바….아서의물건을훔쳐?죽고싶은거야?”

소녀는릴리스의붉은눈을마주하자오금이저리는것을느꼈다.

희미하게나마보이는기이한그림자.

소녀는릴리스의뒤에서꿈틀거리는촉수의그림자를보았다.

“히익!괴,괴물!”

소녀는다리에힘이빠지며그자리에털썩주저앉아버렸다.

“아…아아아!!아무나!아무나제발살려주….어?”

소녀는뭔가이상함을느꼈다.

분명있는힘껏소리를지르고있음에도주변사람들은그녀에게시선한번주지않는다.

마치이세상에존재하지않는다는듯이.

다시릴리스에게고개를돌린소녀는손발이찌릿거리는존재감에정신이아득해지려그랬다.

소녀의목에서거품이끓던그때.

“릴리스!”

커플의남자,아서가까치발을들며릴리스의두눈을가렸다.

붉은눈이가려지자그나마숨통이트인소녀는바닥에엎드려헛구역질을했다.

그사이에아서는릴리스에게속삭였다.

“제가알아서할게요.”

“하지만-”

“부탁이에요.”

“……”

매번그래왔고앞으로도그럴거지만,릴리스는진심어린아서의부탁을도저히거절할수없었다.

“…알겠으니까이것좀풀어줘.”

“아,넵.”

분노가사그라든릴리스의눈은검은색으로돌아와있었다.

“고마워요.”

릴리스의뺨에짧게입맞춘아서는소녀에게다가갔다.

소녀는적개심가득한눈으로아서를째려봤다.

아서는그런소녀를천천히살폈다.

‘생각보다마르지않았어,몸도깨끗한편이고,심지어나이도좀있고,근데도둑질이라….’

“너고아원출신이구나?”

움찔

소녀의몸이떨렸다.

“그걸어떻게…?”

“뻔하지,뭐.어디고아원출신이야?”

소녀는입을꾹다물었다.

아서는이에한숨을푹내쉬었다.

“네가가져간바….물건은내게아주중요한거야.돌려줄수있을까?”

이에소녀는심술궂은미소와함께말했다.

“헷,이미팔아버리고없거든요?”

“거짓말.”

그러자릴리스가손을들어소녀의오른쪽주머니를가리켰다.

“저기있어.”

소녀는낭패감을느꼈다.

‘젠장,마법사구나!’

자신을이렇게정확히찾아온것도모자라주머니에있는것까지알아맞춘다니.

가능성은케이스에위치추적마법이달려있었다는것이다.

소녀는입술을짓씹었다.

상대가마법사라면도망칠길이없다.

심지어주변을살펴보니무슨수를썼는지는몰라도지금상황이다른사람들에게는보이지않는것같다.

그말은즉슨.

‘나를쥐도새도모르게쓱싹해도아무도모른다는뜻!!’

이로써소녀에게남은선택지는하나밖에없었다.

털썩

아서의앞에무릎꿇은소녀는눈을질끈감으며외쳤다.

“죄송합니다제가너무배고파서미쳐버린것같습니다제가있던고아원이문을닫아버리는바람에아무것도없이쫓겨나서며칠동안밥을못먹었습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소녀는손이발이되도록싹싹부대끼며아서에게용서를빌었다.

여기서만약아서가나쁜맘이라도먹으면소녀는죽은목숨.

하지만아서는소녀의말을듣고머리를세게얻어맞은것같은기분을느꼈다.

“고아원이문을닫았다니설마….너어디고아원출신이야?”

소녀는훌쩍이며대답했다.

“블루피스고아원이요.”

소녀의입에서자신이자란고아원이나오자아서의표정이와그작와그작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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