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eign Press Noona Is Obsessed with Me

Chapter 63



아자토스.

나는그이름을듣자기시감에사로잡혔다.

‘어라?어디서들어본적있는것같은데…?’

정확하진않지만비슷한발음을한번들어본적있다.

분명릴리스와처음계약할때….

“릴리스?”

실마리가잡히려고했건만,릴리스가내뺨에손을올리며생각을끊어내었다.

“생각하지마.떠올리지마.그이름은떠올리는것만으로도내가세운정신장벽이무너질수있어.”

“…이름을떠올린것만으로도그런다고요?”

“사실네크로노미콘에적힌모든외신들은이름을불러선안돼.그들이진짜들을수있거든.다행히도인간들은그이름을제대로인식하지도,발음하지도못하지만….아자토스는그이름의근처만가도죽을수도있어.”

아니무슨이름하나가지고목숨이오간단말인가.

나는네크로노미콘에적힌글을읽어보았다.

‘데몬술탄,아둔한아버지,원자혼돈,백치의신,다양한이명이있는존재지만가장잘어울리는것은다름아닌 ‘마왕’일것이다.’

‘이우주를포함한무한한차원에서가장위대한존재이자가장멍청한우리의왕.그가바로아자토스다.’

지금까지본설명중에서도가장거창한내용이었다.

“그럼이신이저번에말했던….”

“맞아.가장강력한신.잠자는아버지야.”

“오….근데삽화는왜없어요?”

“간단해.그어떤인간도그실체를본적없거든.하물며요그소토스마저직접본인간이있어.하지만아자토스는소환자체가불가능해.그리고애초에….본다고한들이해할수있는외형도아니고.”

“릴리스는본적있어요?”

그러자내가본릴리스의옆얼굴이묘하게일그러졌다.

“…봤지.”

“어떻게생겼어요?”

순수한호기심으로물어본건데….릴리스의표정을보니살짝후회되었다.

“…뭐라표현하기힘들어.”

침묵 끝에 나온말이저거였다.

반응을보니릴리스는이신을불편해하는것같다.

‘…아니,두려워하는거일수도.’

릴리스는빠르게책장을넘겼다.

이어서나온것은.

-니알라토텝-기어드는혼돈.

‘어?저신은분명-‘

휘릭

릴리스는자연스럽게그페이지를생략했다.

하지만나는보았다.

그페이지를펼치는즉시릴리스의손이움찔거린것을.

‘아버지하고사이가안좋나?’

생각을돌이켜보니히프노스가서로사이안좋다고말한적이있었다.

릴리스도정상적인가족이아니라고말한바가있었고.

‘…가정폭력이라도당한걸까..?’

뭐가되었든일단릴리스가말하고싶어하지않는것을일일이캐물을수는없었다.

“이정도면네임드는다알아본거고.다음은역사인데….”

잠시고민하던릴리스는시크하게책장을넘겨버렸다.

“굳이볼필요없어.그레이트올드원이지구에온내용인데,저번에내가말해준부분이랑겹치거든.”

페이지는촤라락,빠르게넘겨져갔다.

중간중간기괴한삽화와마법진이보이긴했지만릴리스는전부넘겨버렸다.

마침내페이지가끝에다다랐다.

네크로노미콘의마지막장.

그곳에는안그래도날카로운글씨체의저자가앞선내용들보다더욱휘갈겨쓴글씨들이보였다.

특이하게도그곳만큼은총장님의번역이없었고오로지저자의글씨만있었다.

그것도페이지를꽉채운몇문장만이.

‘분명목차에따르면마지막장은….묵시록?’

들어본적이있었다.

분명종말을예언한문장일텐데….

성국에서말하는묵시록은신이내려와우리의죄를심판한다는내용이었다.

과연외신들이말하는묵시록은어떨까?

“릴리스이건-”

릴리스에게내용을물으려던찰나.

네크로노미콘을덮는릴리스.

“마지막건볼필요도없어.완전쓰레기같은내용이거든.”

릴리스의말투에는진심어린경멸이담겨있었다.

아마예언같은걸잘안믿는거아닐까?

가끔그런사람들이있다고는들었다.

궁금하긴했으나일단은릴리스가알려주기싫다니억지로부탁하기도애매했다.

네크로노미콘을덮은릴리스는그걸침대맡으로던졌다.

“열심히공부했으니까이제좀쉴까?”

…얼마나했다고요?

시간만따지면진짜얼마안되게걸렸다.

내가한창공부했을때는거의엉덩이가의자에달라붙을정도로했건만.

제대로된공부가아니더라도이렇게바로휴식을취하는건-

“이리와아서.”

저번과같이이불을들춰서나를유혹하는릴리스.

“……”

알고있다고한들거절할수있는유혹이아니었다.

나는릴리스를따라이불속으로들어갔다.

“피곤하지?”

“…네.”

낮잠을그렇게자긴했지만문제는그낮잠동안악몽을꿨다는것.

피로가해소되긴커녕오히려더쌓인것같다.

심지어그이후에는대량의생명력이빨리기도했으니.

“코~자자.”

“…어린애취급하지마세요.”

“후훗,귀여운건똑같은데?”

릴리스의손길이내뒷머리에닿았다.

그상냥한손길에눈꺼풀이무거워지긴했으나…

잠이들려는순간환청같은것이들려왔다.

-이리와!

나는두눈을번쩍떴다.

“왜그래아서?”

“……아니에요.”

기분탓이겠거니생각한나는다시눈을감았으나,한참을기다려도잠이오지않았다.

“……”

릴리스의손길이멈췄다.

“…잠이안와?”

“…네.잘려고하면그목소리가들리는것같아서좀불안해져요.”

“음….”

잠시고민하던릴리스는자세를바꿨다.

꼭껴안는자세가아닌나란히누워있는자세.

릴리스는베개대신내팔을베고누웠다.

“긴장해서그럴거야.그럼일단얘기나좀하고있을까?몸은피로하니까분명잠이올거야.”

릴리스는한손을내가슴위로올렸다.

그러고는토닥토닥두드리기시작했다.

나는그규칙적인움직임을받아내며떠오른생각을말했다.

“릴리스.”

“응?”

“저희가처음만났을때많이다쳤었잖아요.”

“…그랬지.”

“지금은괜찮아요?”

“응,지금은다나았어.네덕분이야.”

“다행이네요.”

곧바로릴리스가입을열었다.

“너는심…..다친곳은어때?”

굳이심장이아니라다친곳이라고말해주는거,너무세심한거아니에요?

“물론괜찮죠.어디욱씬거리거나하는곳없이완전멀쩡해요.”

릴리스가말해주지않았다면내가심장을뚫렸는지몰랐을수준이다.

나는잠시고민하다가다음주제를꺼냈다.

“어제총장님과대화를좀해봤는데요.”

“…응.”

“저이전에도릴리스한테계약자가있었어요?”

“있었지.꽤있었어.”

“듣기로는전부여자라면서요.왜그런거예요?”

“후훗,남자들은나만보면정신을못차리거든.차라리여자가편했어.”

“근데저하고는왜계약한거에요?”

그러자릴리스가작게웃으며하는말이.

“이번에는내가반했거든.”

“……”

부끄러워라….응?잠깐.그러고보니까…

“릴리스는언제부터절좋아했어요?”

“으,응?그건…..”

“부담스러우시면말안해도되고요.”

“…아냐.말할게.”

심호흡을한릴리스가말하길.

“…고양이모습으로만났을때.”

“…헐.그럼저보다릴리스가먼저좋아하게된거네요?”

“그런건굳이말하지마!”

“넵.”

신기한기분이었다.

난당연히내가먼저반한줄알았는데사실릴리스가먼저반한거였다니.

“왜좋아하게된거예요?”

“으으…부끄러운데.”

“릴리스가말해주면저도말해줄게요.”

잠시침묵한릴리스는.

“…상냥해서.”

“……”

“가만히있지말고뭐라도말해!”

“아니….어떻게반응해야할지모르겠어서…”

상냥함이라…그런포인트가있었나?

“이제말해.언제,그리고왜나를좋아하게된거야?”

나는머뭇거리지도않고바로말했다.

“처음만났을때부터반했어요.눈마주치자마자 ‘아,이런사람하고사귀면어떨까.’ 싶었죠.”

“…이유는?”

간단했다.

“예뻐서요.”

그러자잠시침묵이흘렀고,이내.

“푸훗….겨우그런이유로?”

“일단가장먼저반한이유가그거였어요.”

“그럼그다음에는?”

“음….따뜻해서,포근해서,그래서가족으로서좋아했고….또귀여워서,사랑스러워서,그래서여자로서좋아했죠.”

잠시말을멈춘릴리스는떨리는말투로말했다.

“이거….직접들으니까엄청부끄럽네.”

“안그래도그만하자고하고싶었어요.”

릴리스와마주보는자세가아니라다행이었다.

분명얼굴엄청빨개져있겠지.

이번침묵은좀오래갔다.

릴리스의규칙적인두드림은단한번도멈추지않았고,나는슬슬몰려오는잠에정신이몽롱해지기시작했다.

이젠목소리도들리지않았다.

들리는것이라고는고른릴리스의숨소리.

드디어잠에들수있는걸까….

그때옆에서들려오는목소리.

“아서,자?”

“…아뇨.”

거의잘뻔했지만어쨌거나.

“마지막으로하나만물어봐도될까?”

“그럼요.”

“…아서.”

“네.”

“혹시부모님을알고싶은마음은없어?”

뜻밖에이야기에멍하던정신이조금깨어났다.

“…친부모님이요?”

“응.너를낳아주신분.”

주신분.

누구에게나반말을하던릴리스가인간에게존칭을붙이는건처음이었다.

그나저나부모님이라…..

“…솔직히어릴때는만나고싶었어요.고아원에서잠들때마다생각했어요. ‘아침에눈을뜨면부모님이나를데리러오시지않을까.’ 그리고항상다음날에는실망했죠.결국은안찾아오더라고요.”

나는그때의기억을떠올리고는쓴웃음을지었다.

아무것도모르던어릴적의기억.

그는맡겨진것이아니라버려졌다는사실을그때의나는알지못했다.

“머리가좀커진이후에는제가버려졌다는사실을뒤늦게깨달았어요.그리고….좀화가났죠.”

“화?”

” ‘감히나를버리고가?’ 라며유치하게굴었었죠.”

하필사춘기가겹친시기라심술도많이부리던때였다.

덕분에독방에도여러번갇혀봤지.

“그리고좀성숙해진이후에는…..그냥아무생각도들지않더라고요.”

“…포기한거야?”

“어쩌면요.포기한거일수도있죠.하지만저는일단순응이라고생각해요.어지간히힘들었으니애를버리고서라도살고싶었겠지,생각했어요.”

내가버려진날은한겨울이라고했다.

도저히겨울철에어린나까지보살필여유가없었을수도있지.

어떻게든입을줄이고싶었을것이다.

“그럼지금은어떤데?”

“지금은….”

나는조용히천장을바라보았다.

“…궁금은해요.과연어떤사람이길래나를버렸을까.혹시라도나를되찾을마음은있었을까….그런궁금증은생기네요.”

잠시생각을정리한나는릴리스가베고있는팔을내쪽으로당겼다.

자연스럽게릴리스의몸이 내 쪽으로 기울여지며나와마주보는자세가되었다.

“근데뭐,솔직히만나든안만나든상관은없을것같아요.”

릴리스의까만눈이깜빡였다.

“왜?”

“저에게는이미새로운가족이생겼으니까요.”

나는릴리스를꼭끌어안았다.

“이제좀졸려요.”

“그래.이번축복은부숴지지않을거야.안심하고자고좋아.”

“다행이네요.”

“나도곁에서지켜줄테니까.”

“축복보다그게더안심되네요.”

“잘자아서.”

“잘자요릴리스.”

릴리스의규칙적인두드림.

나는그숫자를천천히세며잠에빠져들었다.

그렇게나는잠에들수있었다.

다행히도악몽은꾸지않았지만….

좀이상한꿈을꿨다.

나를중앙에두고양옆에사람들이서있었다.

한쪽은연기처럼일렁이는인간의형상.

오로지머리카락과눈만이또렷하게보였으며그것들은전부나와같은회색을띄고있었다.

나는직감적으로그들이부모님이라는사실을깨달을수있었다.

그들의반대쪽에는릴리스가있었다.

릴리스는내소매를붙잡고외쳤다.

“나야,저사람들이야!”

그모습이너무도귀여워웃음이세어나왔다.

나는품에서반지케이스를꺼내릴리스의왼손약지에끼워주었다.

그러자방방뛰며좋아하던릴리스는…

다음순간검은색웨딩드레스차림으로내위에올라타있었다.

“드디어부부사이네아서.”

“이제할수있지…?”

“오늘잠잘생각하지마.”

새빨간눈의릴리스가나를내려다본다.

“사랑해아서…”

이어진열락의시간.

나는열기가한계치에달하는순간,

“허억?!”

잠에서깼다.

남자라면한번씩은경험하는순간이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즉시드는생각.

‘아, 망했다.’

반지프러포즈까지.

앞으로D-2

‘…버틸수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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