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eign Press Noona Is Obsessed with Me

Chapter 94



릴리스의입맞춤으로시작한일요일아침.

휴일오전은방에서릴리스와행복한시간으로보냈다.

올드원구이로점심을해결한이후,

“그럼다녀올게.”

나는릴리스를꼭끌어안았다.

그런나를마주안으며속삭이는릴리스.

“정말혼자있을수있겠어?”

“그럼요.”

“위급한일이있으면뱃지를세게눌러.내게신호가올거야.”

“그럴일없다니까요.”

“걱정돼서그래.”

“고작한나절인데뭘요.”

“고작이라니. ‘무려’ 한나절이야.”

막상떨어지려하니릴리스도걱정인것같다.

하긴만난이래가장오랫동안떨어져있는거니까.

“걱정마세요.휴일인데별일있겠어요?”

“…응,그렇네.휴일이니까.”

잠시머뭇거리던릴리스는내고개를잡아올렸다.

“가기전에마지막으로…”

“알겠어요.”

쪼옥…

작별의키스를나눈우리는거리를살짝벌렸다.

“그럼다녀오세요.”

“응,최대한빨리돌아올게.”

마지막까지나를바라보던릴리스는눈을깜빡이는사이에모습을감췄다.

나는주변을둘러보았다.

릴리스가없어진방.

분명이미2년을보내고이제3년차에도달한곳인데이상할정도로어색한기분이들었다.

중요한것이빠진느낌이었다.

앞으로한나절동안릴리스를보지못한다니…

그렇게생각하자허탈한마음이든나는침대에대자로누워버렸다.

릴리스가잘개어둔이불에코를박자릴리스의향기가났다.

“…이제뭐하지?”

한나절이라는길다면긴시간을무엇을하며보내야할지생각나지않았다.

이미하루의시간대부분을릴리스와보내던나였기에릴리스가없어진지금,도저히뭘해야할지감이잡히지않았다.

“릴리스를만나기전에는뭘했더라?”

답은곧바로나왔다.

“…공부했네.”

참열심히도살았던것같다.

밥먹고공부만하던인생이라니.

‘…잠깐,공부?’

자리에서벌떡일어난나는곧장주머니에서네크로노미콘을꺼냈다.

“어제는대련때문에흑마법공부도못했었지.이거나하고있어야겠다.”

마침실험해보고싶던것도있었기때문에나는침대에서벗어나방중앙에섰다.

눈을감고집중하자희미하지만열기가느껴지는것같았다.

릴리스와 ‘식사’를하면서생명력의감각을느낄수있게되었다.

“그럼이걸이렇게…”

네크로노미콘에나와있던대로심상에집중하기시작했다.

몸속에천칭이있다고생각하며한쪽에생명력을올리는것이다.

‘집중…집중…’

네크로노미콘에나와있기를,흑마법은우선자신의천칭을완성하는것부터시작이라고했다.

천칭을통해대가와흑마나를교환한다고한다.

시간이오래걸리는과정이니느긋하게하라고나와있었지만,적어도한달내에루카스에게저주를내리는것이내목표였다.

단축할수있는시간은단축해야했다.

공부로단련된집중력덕분일까,혹은수많은책을읽으며기른상상력덕분일까.

나는얼마안가천칭을만들어낼수있었다.

빠르게만드느라검은색단색에단순하게생긴천칭이지만,그래도확실히떠올릴수있었다.

‘이제생명력을한쪽에…’

가슴속에서느껴지는열기를한쪽에올린다고상상했지만,

“……”

한참을기다려도생명력은꿈쩍도하지않았다.

“흠…이렇게하는게아닌가?”

애초에흑마법을독학으로배우려는것자체가무리였던걸수도있다.

평범한마법도독학은미친짓이라하건만,하물며익숙지도않은흑마법을독학으로하다니.

“후우…”

무리였을수도있다.

“릴리스한테물어봐야하나?그럼편지도말해야하는데…”

릴리스의기분이나빠지는것보다도나자신의기분이더러워질것같았다.

릴리스가그딴편지를보게하고싶지않았다.

“음…”

잠시고민하던나는문득얼마전의일을떠올렸다.

프러포즈하기이틀전내가슴에서흘러나왔던빛.

릴리스는그것이생명력이라고했다.

“열기가아니라빛인가?하지만가슴에는열기만느껴지는…아,설마!”

내가슴에서빛이흘러나오던그날,릴리스는빛이나오는구멍을틀어막았었다.

만약그것때문에생명력이움직이지못하는거라면?

“…한번해보자.”

나는생각을달리하기로했다.

생명력을천칭에올리는것이아닌,천칭을생명력에가져다댄다는느낌으로.

끼익-

‘…어?’

기울었다.

확실하게천칭이기우는것같았다.

그것도상당한기울기로.

‘되,된건가?’

그렇게잠시기다리자.

끼익-

천칭이스스로균형을맞추었다.

천천히기울여지던천칭은마침내평행을이루었다.

그러자가슴이서늘해지는것이느껴졌다.

매일몇번이고느껴왔던그기분.

릴리스와의식사에서느끼던그기분.

생명력이빠져나가는기분이었다.

하지만서늘한감각에이은허무함은느껴지지않았다.

빠져나간생명력을대신하는기운이있었기때문이었다.

태어나서처음으로느껴보는이질적인기운.

‘설마…!’

떨리는마음으로그기운을느껴보았다.

가슴속에서똘똘뭉쳐져있는그기운은수많은책에서묘사한…틀림없는마나였다.

“…진짜?진짜로?”

벌어진입틈으로흘러나오는속마음.

부르르떨리는손을움켜쥔나는곧장침대로뛰어들었다.

방금전코를박았던이불에또다시얼굴을묻은나는있는힘껏소리를질렀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

숨이다하자고개를들고,

“흐읍…!”

숨을잔뜩들이킨다음,

“우아아아아아아아아!!!”

다시소리를질렀다.

그뒤로도침대위를이리저리뒹굴거리고,

방안을뛰어다니고,

창문을열고함성을지르기도했다.

벅차오르는마음을주체할수가없었다.

‘내가…내가마나를…!’

이십년이넘는세월동안마나가없다는이유만으로얼마나많은핍박과무시를받아왔던가.

이제는당당하게말할수있었다.

나도마나가있다고.

나도너희와같이마법을쓸수있다고.

두근거리는마음을애써가라앉히며나는정신을집중했다.

처음으로접한마나는이질적이긴했으나동시에익숙하기도했다.

2년동안미친듯이공부해서필기는항상만점을받아왔다.

이론적으로는아카데미학생중에서나만큼마나를잘이해하고있는사람이없다는것이다.

여태배운대로마나를움직이자뭉쳐져있던마나가꿈틀거렸다.

‘역시운용하는방식자체는평범한마나와비슷하구나?’

흑마나라고차이가있으면어쩌지싶었지만,다행히그건아닌모양이다.

꿈틀거리는마나를느끼던나는우선실험을해보기로했다.

‘적당한마법이뭐있더라…주변에피해를안주고그래도효과가확실한마법…’

잠시고민하던나는실험할마법을정할수있었다.

처음부터어려운마법이야기대도하지않았다.

시작은간단한기본마법부터.

“얍!”

기합과함께손에서빛이번쩍였다.

“돼,됐어!”

빛속성기본마법으로물리력이담기지않아공격용이아닌횃불대용으로쓰이는마법이었다.

간단하기그지없는,말그대로기본마법.

그러나나는그것만으로도뛸듯이기뻐했다.

나는이간단한기본마법마저부럽게바라봐야했던입장이었으니까.

하지만이제는아니었다.

“얍!”

번쩍-

“얍!”

번쩍-

이제는나도손에서빛을만들어낼수있었다.

감격스러운마음에눈물마저흘릴것같았-

“아…”

뺨을타고흐르는물줄기가느껴졌다.

손으로더듬어보니역시나눈물이었다.

멍하니그것을쳐다보던나는소매로눈가를훔쳤다.

눈물은닦아내고,또닦아내도멈추지않았다.

이눈물은감격의눈물일까,기쁨의눈물일까.

뭐든좋았다.

지금은뭐든좋다고생각했다.

—-

감정을추스르고세수를한나는화장실거울에비친나를보고웃음을터뜨릴수밖에없었다.

눈가는빨갛게부은주제에입꼬리는헤실헤실웃고있는모습이라니.

내가봐도우스운꼴이었다.

“뭘울고있냐.이렇게기쁜일인데.”

그렇게혼잣말을한나는눈을감고마나를느꼈다.

‘…확실히양이줄었어.’

그것은측량보다는직감이었다.

마나를느끼는즉시양이줄었다는것이직감적으로다가왔다.

‘근데생각보다안줄었네?’

심장에남아있는마나는아직많이남아있었다.

직감적으로알수없었다면줄어들었다는것을모를수준이었다.

‘역시생명력의효율이좋은걸까?’

적은양으로도많은마나를얻을수있는것.

그러나생명력을지나치게사용하면수명에영향이끼치니남용은절대금물이었다.

생명력을수치로나타낼수있는마법이있다면참편할텐데…

일단감각적으로느끼기에는릴리스와식사를하며빠져나가는양의절반도안되는양이었다.

그런양으로도이정도마나를얻을수있다니…

‘…감탄할틈이없어.더많이실험해보자.’

그렇게나는릴리스가돌아올한나절동안마나를실험하기를반복했다.

중간에화염속성기본마법을사용하다가침대보를태워 먹을 뻔했지만,어쨌거나.

저녁때쯤되자마법실험을했던흔적을전부치우고정갈한자세로침대에앉아있었다.

그상태로얼마나시간이지났을까.

“다녀왔어~!”

아무것도 없던 곳에서 갑작스럽게 나타난릴리스가내게달려들었다.

그격렬한포옹을받아내자자연스럽게침대로자빠지게되었다.

나를꼭끌어안고뺨을비비는릴리스.

“잘다녀왔어요,릴리스.”

“보고싶었어,아서~!”

“…저도요.”

사실마법을처음으로썼다는사실에미친듯이기뻐하느라릴리스는잠시잊고있긴했으나,

‘내가미친거지.릴리스가무엇보다중요한것을…’

이렇게꼭껴안고있으니 처음으로 마법을 썼을 때보다 훨씬 가슴이 두근거렸다.

확실히한나절이라는시간은우리에게너무긴시간이었다.

오랜 시간동안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니마치금단증상처럼서로를더원하게되는것같았다.

그것은릴리스도마찬가지였는지곧장내게입을맞춰왔다.

“츄릅…아서…츕…사랑…해…”

녹아내리는듯한릴리스의목소리에머리가아찔해졌다.

나는앞으로평생약에빠질일은없을것같았다.

그것보다훨씬강렬한존재가눈앞에있으니.

“저도사랑해요…”

한참을몸을겹치고있던우리는저녁을먹어야한다는사실을 떠올리고 간신히진정할수있었다.

“후우…”

숨을고르고있자릴리스가아쉬운눈길로내입술을바라보는것이눈에띄었다.

“저녁먹고실컷해드릴게요.”

“정말?”

“그럼요.”

솔직히이번에는내쪽에서원했다.

떨어져있던만큼보상받고싶은마음이가득했다.

“오늘저녁은자라탕으로할게!”

릴리스는후다닥부엌으로달려갔다.

빨리저녁을해치우고말겠다는의지가보이는움직임에나는웃음을터뜨렸다.

달그락거리며요리를하는릴리스의뒤로다가가이젠안하면아쉬운백허그를한나는릴리스에게물었다.

“그래서…차토구아는만나고온거예요?”

릴리스는고개를끄덕였다.

“응,만났어.”

“뭐라고했는데요?”

“그게말이지…?”

릴리스는지난한나절간의이야기를시작했다.

그시작은무려토성에가는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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