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02
오랜만에나간릴리스와의데이트는당연하게도…
‘아,행복해…’
오랜만의외출도행복했고,
시험이끝났다는해방감도행복했다.
릴리스의새로운마법덕분에인식저해마법없이도자유로운데이트를할수있다는것이행복했으며,
팔꿈치에닿는부드러운감촉이…큼.
다때려치우고그냥릴리스와함께거닌다는것자체가가장행복했다.
점심은간만이니외식으로하자는릴리스의말에저번에갔던레스토랑에오게되었다.
릴리스를보자마자깍듯이인사하는프론트직원.
저번보석장식이꽤나마음에들었던모양이다.
‘아니,애초에그거음식값한참넘어선고급품이었는데…’
하나만팔았는데주머니가두둑해졌다.
그것도금화만으로.
그런걸한끼식사값으로냈으니저런태도도이해가갔다.
이번에는돈으로계산을하고,저번에들어갔던자리에다시들어가게되었다.
“여기도오랜만이네요.”
루이스가들어왔다가사과하고나갔던장면이아직도생생했다.
나는그때루이스가갱생했다고생각했었는데…
그뒤로칼에찔려버렸지.
‘사람은고쳐쓰는게아니라더니,역시옛사람들말에틀린게없어.’
릴리스와수다를떨며잠시기다리니음식이나왔다.
살짝기대하는마음으로고기를찍어먹어본나는…
‘…음?’
고개를갸웃거렸다.
우물우물…
‘어라?’
일단입안에있는건꿀꺽삼켜버리고물로입을깨끗이한다음다시고기를들어올렸다.
우물우물…
‘…엥?이거원래이런맛이었나?’
분명저번에와서먹었을때는엄청맛있다고말하다가릴리스가질투를했던기억이있는데?
지금먹어본고기는솔직히…좀실망이었다.
고기의식감,소스의맛.
무엇하나만족스러운것이없었다.
특히곁다리인채소의익힘정도가별로였다.
기억보정이들어갔던걸까?
아니면셰프가바뀌었나?
그것도아니면내입맛이바뀌기라도했나?
내반응을눈치챘는지릴리스가고개를내밀어나를바라보았다.
“왜그래,아서?”
나는멍하니릴리스를돌아보았다.
“…릴리스.”
“응?”
“입좀벌려주실래요?”
“응?알겠어.아~”
릴리스가입을벌리자나는벌려진구멍을내입으로틀어막았다.
“우읍?”
놀란릴리스의반응을뒤로하고나는혀를동원하여릴리스의입안구석구석을핥았다.
쪼옥-
“갑자기키스라니…”
부끄러운표정을하며입술을매만지는릴리스.
나는고개를갸웃거리고있었다.
‘내미각이이상한건아닌데?’
릴리스의타액은늘그렇듯이달콤했다.
그런데이맛은뭐란말인가.
나는릴리스에게말을걸었다.
“저…릴리스.”
“응?”
“음…제입맛이바뀐것같아요.”
“왜?”
“음식이좀…”
릴리스는내뒷말을이해했는지고개를끄덕였다.
“음,역시그렇구나?”
‘역시?’
이럴거라고예상이라도했다는말투였다.
자세히보니릴리스는…
‘어?’
릴리스의입꼬리가슬며시올라가있었다.
“음식이별로야?”
“별로는아니지만…”
아쉬운점이계속느껴져집중이되지않는달까…
그런데그때,
“그럼나가자.”
“네?”
릴리스는자리에서벌떡일어나따라오라는손짓을했다.
“아직음식이남아있-”
“이미돈도냈잖아.억지로먹을필요는없어.”
릴리스는팔짱을끼더니나를레스토랑밖으로데려갔다.
그리고간곳은우리가도시락을먹었던공원.
저번과같은벤치에앉은릴리스는허공에서커다란통을꺼냈다.
뚜껑을열자감미로운향기가코를자극했다.
냄새만으로입에침이고이는그야말로미식.
릴리스의도시락이었다.
“자이언트펭귄알로만든에그타르트야.아~”
릴리스가손으로건네주는타르트를먹은나는두눈을동그랗게떴다.
내반응에릴리스가입을가리며웃었다.
“후훗,어때.맛있지?”
나는격렬하게고개를끄덕였다.
그리고동시에내가어째서레스토랑음식에서실망했는지알아챌수있었다.
그것은다름아닌역체감이었다.
환상적인맛을자랑하는릴리스의음식을매일같이먹은나의입맛은이미그수준이한계치까지올라가버린것이다.
‘이런문제가생길줄이야…’
조금떨떠름한기분이었으나,
우물우물…
‘…맛있다.’
그런기분을날려버릴수준으로릴리스의음식은엄청났다.
“릴리스,이런부탁이무례할수도있겠-”
“앞으로데이트때마다도시락싸줄까?”
“…네.”
“알겠어~!”
밝게웃는릴리스의뒤로태양처럼후광이비추는것같았다.
‘역시여신님…’
이감격스러운마음을어떻게표현해야할까.
…숭배라도해야하나?
그런마음으로도시락을먹던도중갑자기릴리스가허공에서병하나를꺼냈다.
“그건뭐예요?”
“이거?”
의미심장한미소와함께병뚜껑을따더니허공에서꺼낸유리잔에내용물을따르는릴리스.
알싸한냄새가코를찔렀다.
“술이에요?”
“응,여기잔받아.”
릴리스가건넨잔을받아 든 나는얼떨떨한 목소리로 말했다.
“음…릴리스,아직낮인데요?”
막점심을먹었는데바로낮술이라니?
“저번에레스토랑에서도마셨잖아.시험도끝났겠다.기분전환겸한잔어때?”
그때는저녁이었는데…
나는잠시망설였지만,그래도릴리스가주는것이니잠자코입을다물었다.
“자,건배!”
“건배…”
잔을들이키자씁쓸하고도달짝지근한향이입안을가득채웠다.
진한향에서상당히비싼술이구나싶었지만,동시에생각보다알코올맛이강해서놀랐다.
“그술도수는얼마예요?”
“도수?얼마안해.”
…근데왜병을가리십니까?
뭔가수상한태도였지만,나는안주겸올드원구이를집어먹었다.
“자,한잔더!”
“방금한잔만이라고…”
“에이,원래술이란것은한잔이두잔이되는거고,두잔이세잔이되는법이야.”
“그게무슨-”
“자,들이켜!”
“우브븝…”
릴리스는연거푸잔을채워서내게주었다.
거절하려고하면그즉시눈가가촉촉해지는바람에결국…
꿀꺽꿀꺽…
정신을차려보니벌써세번째병을비우고있었다.
릴리스와같이마셨으니사실상1.5병을마셔버린것이다.
문제는,
‘음…이거안취한거지?’
그렇게술을마셨는데도정신이말똥말똥했다.
어지럽거나주변사물이뒤틀리는것도없었고,그흔한증상인얼굴이달아오르는것도느껴지지않았다.
내가술에쎄다는것정도는이미알고있었지만,설마이정도일줄이야…
도수가약한술도아니건만.
“아서.”
“네.”
“아직도안취했어?”
“네.”
“흐응…”
릴리스는뭔가불만인듯볼을부풀렸다.
…설마내가취하기를바라는건가?
어째서…?
눈을또르르굴리던릴리스는손가락을튕겼다.
그러자허공에서나타나는술한병.
라벨이없는새까만병이었다.
“그것도술이에요?”
“응,아주독한…맛있는애야.”
방금내가뭘들은거지??
“자자,한잔쭉들이켜!”
릴리스가건넨술은병과는다르게투명해서언뜻보면물이라착각할수준이었다.
냄새도달달한향기가풍기는것이나쁘지않았다.
릴리스의태도가의심스럽긴했지만일단은술을들이켰다.
꿀꺽-
“?!”
일단혀에닿자달달한맛이느껴졌다.
이어서목구멍을넘어가자느껴지는후끈한열기.
식도가뜨겁게달궈지는것같았다.
“이,이건…”
“어느괴짜그레이트올드원이만든술이야.우리들은이미생명체의한계를초월해서웬만한술은통하지않거든.하지만이건달라.아우터갓의아바타도충분히취하게만들수있지.”
아니,그런걸저한테…?
이거인간이마셔도되는거맞습니까?
“어때,아서?눈앞이핑글핑글도는것같아?”
“음…아뇨,딱히그런것같지는-”
그순간,하늘이핑도는것같았다.
‘어라?왜하늘이돌지?’
이제보니하늘뿐만이아니었다.
주변사물들이전부빙글빙글내주변을돌고있었다.
“어어…리이리스으…?”
말이길게늘어지며듣기싫은소음처럼변했다.
흔들리는어지러운시야속에서유일하게빛나는존재가있다.
“후훗,제대로취했네.”
“취이…해애…?”
“이건신체보다는정신을교란시키는거라조금만먹어도누구나취할수있어.”
“그으러언거얼…왜애저어하안테에…?”
릴리스는싱긋웃더니잔을다시채웠다.
“비밀.자,한잔더마셔.”
“으음…시이러어요오…”
“싫어?그렇다면…”
릴리스는잠시고민하고는술잔을들어올려본인이술을마셨다.
그리고삼키지않고입에머금은것인지볼이부풀었다.
그상태로내뺨을붙잡은릴리스는그대로-
츄웁…
입을맞췄다.
머리가어지러웠다.
술기운때문인지릴리스의입술이한층뜨겁게느껴졌다.
자연스럽게입이벌어지며그사이로술이흘러들어왔다.
릴리스의머리가나보다더높은위치에있어서내용물이그대로내입으로떨어졌다.
꿀꺽…
릴리스의타액과뒤섞인술은미치도록달콤했다.
나는아예릴리스의목에매달리며그달콤한액체를갈망했다.
물기어린키스가끝나자한층더머리가어지러워졌다.
그런나를바라보는릴리스의얼굴이살짝달아올라있었다.
“음…조금마셔버렸네.오랜만이라금방기운이올라와…”
우리는서로를멍하니쳐다보았다.
심장이쿵쾅거리고몸이찌릿거리던그때.
“아서.”
“네에…?”
“나다리아파.”
“으에…?”
“어디들어가서좀쉴까?”
릴리스가다리가아프다는데,뭘하고있던간에다때려치우고쉬어야지.
“그으래요오…”
“가자.”
릴리스는내겨드랑이에손을넣어서자리에서일으켰다.
일어서자한층더머리가띵해졌다.
내몸이내몸같지않았다.
분명똑바로걸으라고뇌에서명령을내렸지만,다리는이리저리다른방향으로튀어갔다.
아니,애초에뇌에서잘못된명령을내린것일수도…
다리가꼬이고넘어지려는것을릴리스가부축해주었다.
“나한테기대서따라와.”
“으음…릴리이스으…”
릴리스의인도대로천천히걸어가자어느건물안으로들어가게되었다.
다른사람과잠깐이야기를나눈릴리스는무언가를받아들고다시걸어갔다.
잠시뒤나는멍하니침대위에누워있게되었다.
릴리스는씻는다고말하며나를침대에두고갔다.
조금떨어진곳에서물소리가들려왔다.
핑핑도는천장을바라보며멍을때리자곧이어누군가가다가오는소리가들렸다.
“아서.”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힘겹게고개를들자…
릴리스가서있었다.
‘하얀수건만두른’ 릴리스가.
뽀얀살결이미처닦아내지못한물기로반짝였으며,도저히수건한장으로가리지못하는몸매가눈길을사로잡았다.
그리고곧이어릴리스는…
스륵-
수건을붙잡고있던손을벌렸다.
툭
수건이바닥으로흘러내리며릴리스의나신이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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