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Archive] I Became a Superhero in Kivotos

Chapter 6



1.

그 날 이후, 가면을 쓴 소녀의 목격담은 끊임없이 키보토스 전역에 들려오기 시작했다.

소요 사태를 일으키는 범죄자를 진압하는 것부터, 총격전을 일으키는 불량배와 헬멧단, 나아가 자전거 도둑과 같은 가벼운 소란까지도.

그녀는 마치 혜성같이 나타나 키보토스 전역에 미담을 울려퍼지게 만들고 있었다.

그녀가 나타나는 곳은 오로지 범죄와 사고가 발생하는 곳이었고, 그녀는 시민을 보호하며 지키기 위해 행동했다. 그런 행적에 감동한 몇몇 시민은 그녀를 ‘영웅’이라 칭하며 칭송하기까지 했을 정도로.

그렇기에 키보토스의 모두는 같은 의문을 품었다.

그녀는 누구인가. 그녀는 어디서 나타났는가.

나아가,

그녀의 이름은 무엇인가.

이야기 속에서나 나올법한 영웅의 등장.

이 사태를 두고 발키리 경찰학교는 개인의 사적재제를 비판하며 당장 자수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발표했으나 도시에 사는 모두는 그런 발키리의 주장에 고개를 저었다.

“자기 일이나 똑바로 할 것이지, 쯧쯧.”

“자수는 무슨. 그놈의 카이저나 잡아 이것들아!”

“이래서 경찰을 믿을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니까.”

키보토스의 시민은 안다.

이 도시가 얼마나 혼란스럽고, 불안한 곳인지.

경찰학교라 불리우는 족속들은 시민들을 안심시킬 수 없다. 그들은 언제나 사건이 끝나고 찾아오며, 더 나아가 시민을 오히려 불안하게 하는 요소였으니.

그렇기에 그녀에게 한번이라도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그녀의 존재를 인정하며 그녀의 활동에 하염없이 기뻐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한, 모든 빌런들 또한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그녀에게 일을 방해받은 사람들은 소녀의 정체를 어떻게든 캐내고자 혈안이 되었고.

카이저 코퍼레이션과 기타 군소조직, 아직 그녀에게 제지당하진 않았으나 불법적인 일들을 저지르는 세력들까지도 모두 소녀의 정체를 캐내고 싶어했다.

키보토스의 시민, 학생, 빌런들은 한 마음 한뜻으로 생각했다.

‘그녀는 도대체 누구인가?’

허나, 그 누구도 마땅한 답을 내리지 못했다.

아직까지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히어로를 향한 의문은 그저 깊어져갈 뿐이었다.

2.

그리고,

모두의 의문을 깊게 만드는 존재. 가면을 쓴 소녀는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느냐.

“이름 뭐하지.”

…밀레니엄 자치구 건물 옥상 위에 누워있었다. 그것도 자신의 히어로명을 생각하면서.

카이저 PMC와 싸운 이후, 나는 한시라도 빠르게 히어로명을 정해야만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가면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가면’을 이름으로 알고 외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네코즈카 히비키 – 저기, 혹시 뉴스에 나온거 정말로 너야? 빨리 대답해줘. 나 진짜 궁금해.]

[시라이시 우타하 – 일단 히비키랑 말 맞춰놨으니 너의 정보는 발설되지 않을거야. 하지만 뉴스를 보니 걱정이 들긴 하네. 나중에 시간나면 엔지니어부로 찾아와줘, 후배님.]

앞으로 나를 도와줄 사람들에게 ‘가면’이라는 멋없는 이름으로 기억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나는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히비키와 진심으로 걱정하는 우타하의 반응을 보며 대충 답장을 보내곤 핸드폰을 주머니로 돌려보냈다.

빠앙-

빠아앙-

“소란스럽기도 해라.”

높은 고층건물 옥상에서 도심을 바라보았다.

내가 전생에 살던 서울과 비슷한 풍경이면서 조금 더 깨끗하고 고도된 문명의 흔적이 곳곳에 엿보였다.

그리고 고개를 더 올려보면 보이는 하늘.

하늘은 한없이 맑으며, 희미한 원이 그려져있었다.

게임에서나 보았던 아름답고 쾌청한 풍경.

히어로 활동을 시작하며 가장 좋아하게 된 풍경이다.

“……풍경은 이뻐. 풍경은.”

생텀타워가 마비된 직후인데도, 여전히 도심은 소란으로 가득했다. 온갖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사람 간의 불화는 끊임없이 생겨난다.

무정부 사태가 된 직후, 그 경향은 더욱 급증해 나 홀로 모든 범죄를 막을 수 없을 정도.

어쩔 수 없다. 내 몸은 한 개고, 도시는 넓으니 나 홀로 모든 범죄를 막아낼 수는 없는 법이다.

“영화 속 스파이더맨도 이랬겠지?”

매일매일 학교 수업을 마치거나, 혹은 중간에 빠져나와 히어로 활동을 하고 있지만 하루라도 편히 지나가는 날이 없었다.

아마 무정부 사태가 지속되는 한 이러지 않을까.

선생이 빨리 와줬으면 하는 심정일 뿐이다.

그나마 다행인건 내가 활동하는 영역인 밀레니엄과 중앙 자치구, 게헨나, 트리니티 중 내 모교인 밀레니엄이 다른 학교에 비해서 범죄율이 제일 낮다는 점?

…물론, 낮다는거지 없다는건 아니었다.

이 망할 군소조직들은 어디에서든 튀어나와서 난리를 피우더라.

나는 어느새 포니테일로 묶은 새하얀 머리칼를 매만지며 쓴웃음을 지었다.

여자로 변한지도 벌써 몇 주가 되었는데 아직까지도 적응되지 않는 목소리와 외형이었다.

꾸미고 다닐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럴 시간에 범죄 하나라도 더 해결하는게 낫다고 생각해 그만두게 되었다. 애초에 꾸미는 법도 모르고.

‘애초에 잘 보일 사람도 없- …그건 아닌가?’

아마 활동을 꾸준히 하다보면 게임에서나 보았던 주역 캐릭터들도 만나게 되겠지.

적어도 그들에게 첫 인상만큼은 좋게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있기는 했다. 굳이 더럽게하고 다니다 혐오를 받아서 좋을건 없었으니까.

탕-! 탕-!

그 순간, 실없는 생각을 늘어놓으면서도 집중하고 있던 감각에 총격음이 잡혔다.

내가 있는 곳으로부터 300M 가량 떨어진 장소.

‘위치는… 인근 음식점인가.’

나는 곧장 옥상에서 뛰어내려 웹 슈터를 발사했다.

다시금 히어로가 될 시간이었다.

3.

빠르게 공중을 날며 도착한 음식점.

그곳에는 총기로 무장한 강도들, 정확히는 3명의 헬멧단 학생들이 온갖 욕을 퍼부으며 욕설과 함께 총을 발사하는 중이었다.

대충 들어보니 음식이 맛없고, 직원이 자신을 짜증나게 했다는 모양.

‘지가 하루나도 아니고, 뭐야?’

나는 헛웃음을 내뱉으며 곧바로 진입했다.

음식점의 형태는 투명한 격벽이 문과 창문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평범한 식당의 형태였다.

헬멧단 녀석들은 사람들을 엎드리게 해놓고 자신을 화나게 한 직원에게 총구를 들이밀며 무어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멍청하게 사주경계도 안하면서 말이다.

웹 스윙을 통해 순식간에 음식점 내부로 진입하자 문에 가까이있던 녀석이 나와 눈을 마주쳤다.

“너, 너 가면! 이 자식이……!”

“나를 알아?”

“당연- 억! 이거 뭐야?!”

나는 물어보듯 말했으나 대답은 듣지 않았다.

곧바로 가까이에 있는 놈의 헬멧에 거미줄을 날리고, 뒤이어 멀리서 나를 발견하고 달려오던 놈의 헬멧에도 거미줄을 꽂아넣고 잡아당겼다.

쿠당탕!

머리에 쏠리는 인력에 저항도 못하고 쓰러지는 헬멧단 두 명. 쓰러진 놈들에게 다시금 거미줄을 발사해 속박시켰다.

기절까진 하지 않았는지 악에 차 소리를 지르는 놈들이었지만 나는 무시하며 남은 한놈을 바라봤다.

“어, 어?”

“얼타지 말고 이리로 와.”

순식간에 홀로 남아버렸다는 생각에 당황한 헬멧단. 놈에게 손짓하자 주춤거리며 머리를 굴리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딜 인질을 잡으려고.”

대충 놈이 무슨 짓거리를 하려는지 알아챈 나는 곧바로 놈의 헬멧에도 거미줄을 발사하고, 잡아당겼다.

그리고 이어진 니킥.

콰앙-!

헬멧이 조각나며 단숨에 정신이 날아간 헬멧단은 바닥에 있던 헬멧단들 위로 사이좋게 쓰러졌고, 나는 그 위로도 한번 거미줄을 발사해 상황을 마무리했다.

순식간에 종료된 상황.

나는 공포에 떨던 주변 시민들에게 안심하라는 듯이 가벼운 목소리로 선언했다.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 다 끝났습니다.”

내 말에 단숨에 표정이 밝아지는 시민들.

“와아아아-!!”

“뉴스에서 봤던 사람……!”

“흐흑!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격하게 튀어나오는 환호성과 감사 인사.

벌써 나를 알아보는 사람도 있네.

나는 뒷머리를 긁으며 기뻐하는 사람들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아까까지 총으로 위협당하던 아저씨도 직접 일으켜세우면서.

“아. 다치신데는 없으십니까?”

“네…. 정말, 정말로 감사합니다…! 흐흑!”

“아닙니다. 안다쳐서 다행이네요.”

감수성이 풍부한 아저씨네.

근데 나보다 몸집도 큰 털복숭이가 우니까 좀.

“아, 잠시만요.”

나는 박수까지 치는 시민들을 지나쳐 빠져나가려던 순간, 쓰러진 가구들을 발견하곤 다시 세워놓았다.

그리고 완전히 자리를 뜨기 전,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이거 2시간 지나면 사라질텐데, 빨리 발키리에 연락해서 잡아가라고 하세요.”

“네, 네!”

“가구 넘어뜨려서 미안해요.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며 아까 들어왔던 문으로 다시금 빠져나가며 빠르게 도시를 활공했다.

아까 여기까지 오면서 들었던건데 주변에서 또 총소리가 들렸던지라 그곳으로 가봐야한다.

“미친 동네야, 진짜. 쉴 틈이 없네.”

나는 한탄하면서 빠르게 하늘을 날았다.

그리고 그녀가 떠나간 자리에는.

“저게 그, 가면……?”

붉은 머리의 한 소녀가 영웅을 바라보며 동경의 눈빛을 품었다.

“멋있어……!”

그녀의 이름은 리쿠하치마 아루.

뒷세계를 누비며 하드보일드를 꿈꾸는 흥신소의 사장이자, 현재에 이르러 새로운 꿈을 꾸게 된 소녀였다.

4.

「밀레니엄 공식 커뮤니티_이슈 게시판」

[그래서 가면 진짜 뭐하는 놈이냐?]

카이저 놈들이 개판칠 때 갑자기 나타난 뒤부터 엄청 활발하게 활동하던데.

심지어 존나 쎔; 이 정도면 우리 학교 네루랑 맞먹거나 그 이상 아니냐?

네루도 총알은 다 못피할거 아니야.

[댓글]

– 어딜 비비냐. 네루가 ㅈ으로 보여?

└ 그게 아니라; 존나 강하긴 하잖아 ㅇㅇ;; 혼자서 카이저 PMC 부대를 싹 쓸어버리고 지금까지 계속 싸움에서 졌다는 얘기도 일절 없고.

└ 확실히 강하긴 함. 근데 네루 정도는 흠…

– 그래서 진짜로 이름 가면이냐? 좀 짜치는데.

└ ㄹㅇㅋㅋ 이름 좀 바꿔주면 안되냐. 뭔 가면이여.

– 다른건 몰라도 시민들 구해주는건 진짜 ㅈㄴ 멋있더라. 대사는 좀 오글거렸는데 시민들 하나만큼은 필사적으로 구하려는거 보고 인정했음 ㅇㅇ…

└ 그건 인정. 요즘 길거리 돌아다니기 개무서운데 가면 덕분에 조금 희망 품고 사는 중.

└ 아오 총학생회시치. 이새끼들 일 안함??

└ ㄹㅇㅋㅋ

[ㅅㅂ 어제 직장에서 인생 하직할 뻔했다.]

현직 음식점에서 음식하는 놈인데.

어제 부릉부릉인지 껄렁껄렁인지 미친 헬멧단 새끼들이 음식 왜 이렇게 맛없다고, 직원 서비스 개같다고 총으로 다 쏴죽이려 하길래 ㅈㄴ 식겁했음.

근데 갑자기 어디서 저 가면 여자애 나타나더니 진짜 구라 안치고 5초만에 헬멧단 싹 제압함. ㄹㅇ.

건물 내부라 그냥 좆됐구나 하고 있었는데 어디서 알아챈건지 귀신같이 찾아와서 구해주더라. 이 날부터 진짜 가면 상습숭배 하기로 했음.

구해주셔서 존나게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아 그리고, 마지막에 싸우느라 가구들 넘어졌다고 사과하면서 다시 정리하시는데 그건 좀 귀여웠음ㅋㅋ

[댓글]

– 흠… 너 가게 이름 뭔데.

└ 털복숭이 돈까스

└ 저긴 걸러야겠다. 헬멧단도 기겁할 정도면 흠…;; 돈까스 맛없게 하는거 쉽지 않은데;

└ 아니 씨발련아

└개추ㅋㅋ

– 건물 내부는 어떻게 찾아간거냐 ㄷㄷ…

└ 진짜 신기할 정도로 범죄자들 잘 찾아오더라. 나도 전에 봤는데 범죄 일어나고 몇분만에 바로 옴. 그리고 올때마다 빠르게 정리하고 바로 어디론가 날아가던데 찾아보면 다른 범죄 정리하고 있음;

└ 진짜 뭐하는 사람인지 궁금하네.

– 5초는ㅋㅋ 그건 존나 과장아님?

└ 아님. 내 야추걸고 진짜임. 총 세명이었는데 진입하자마자 실 같은거 쏘면서 바로 제압시켰음. 그리곤 2시간 지나면 줄 사라지니까 경찰 부르라던데.

└ 디테일한거 보면 진짜 같은데;

└ 진짜라니까. 진짜 보면서 감탄만 나왔다.

– 다른건 모르겠고 가면 이름 좀 바꾸자. 제발.

[가면 정체 알아왔다ㅋㅋ 빨리 개추<<<]

(가면 소녀가 시민을 감싸는 짤)

인터넷 친구들아 위험해!!!!!!!!!!

후… 위험했어.

보통 이런 형식의 글은 혐짤이거나 전술핵이니까 다음부터는 조심하라고. 알았지? 찡긋.

아. 딱히 감사는 필요없어.

이것이… 영웅의 사명이니까…

(끄덕)

[댓글]

– 개씨발. 나볼없추.

– 크아아악 똥글 치우라고!!

– 아오ㅋㅋㅋ

└ 아카ㅋㅋㅋㅋㅋ

└ 무라사키ㅋㅋㅋㅋㅋㅋ

└ 이 새끼들 뭐함?

– 근데 짤 존나 멋있긴 하네…

└ 저거 보고 위 아래로 울었다…ㅠㅠㅠ

– 왜 혐짤 아님;;;;;

└ ?

└ ?

└ ?

└ 이새낀 진짜 뭐임

[아니 이름 좀 바꾸자 제발]

뭔 가면이여ㅋㅋ

진심 다른걸로 바꿔 부르면 안되냐?

가면 너무 짜쳐.

[댓글]

– 그럼 니가 의견 내보든가ㅋㅋ 왜 혼자 지랄임

└ 실 뽑아서 싸우니까 ‘실크’ 어떤데.

└ 오…

└ 오…

└ 왜 괜찮냐 이거;

└ 실크 진짜 잘 어울리는데? 이거 ㄱㄱㄱ

– 난 거미줄 같던데 ‘스파이더걸’은 어떠냐

└ 짜침.

└ 진짜 개짜침. 뭔 거미여자여;

└ 넌 나가라 ㅇㅇ

└ 이건 가면도 비추누름. 걍 나가라.

– 엄청 빠르면서 하얀 머리니까 ‘퀵실버’?

└ 하얀 머리카락이면 ‘문나이트’지. 퀵실버는;

└ 뭔 문나이트여‘실버 사무라이’ ㄱㄱ

└ 백귀야행 첩자는 그냥 나가라. 거기는 활동도 안하는데 뭔 사무라이야;

– 총알 날라와도 하나도 안무서워하니 ‘데어데블’.

– 여우 가면에 흰 머리카락이니까 ‘화이트폭스’.

“시발, 죄다 표절이잖아…….”

커뮤니티를 살피던 나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진짜 이름 뭐로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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