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eign Press Noona Is Obsessed with Me

Chapter 82



“아따따…”

화장실거울앞에선나는욱씬거리는통증에얼굴을찡그렸다.

“…릴리스.”

“응?”

“…너무하신거아니에요?”

“뭐가?”

나는화장실거울을가리켰다.

그곳에는퉁퉁부어오른입술을가진내가서있었다.

“저번처럼회복마법걸어주시면안돼요?”

“흥!”

새침하게고개를돌리는릴리스는누가봐도삐진거였다.

‘분명저한테는잘못없다고하시지않았나요…?’

다시한번거울을본나는얼굴을찌푸렸다.

아무리봐도티가난다.

이런모습으로파티에돌아갈수는없었다.

어떻게든회복마법을받아야겠는데…

결국남은방법은하나밖에없었다.

릴리스에게다가간나는그녀의품으로파고들었다.

몇번정도는나를밀쳐내려고한릴리스지만계속들이대니결국받아주었다.

릴리스의품으로파고든나는그녀의쇄골에얼굴을비볐다.

한동안그러고있자위쪽에서한숨소리가들려왔다.

“…화풀렸어요?”

“너한테화난거아니야.”

…아니,아무리봐도화난거였는데.

뭐,릴리스가말한거니까그냥넘어가기로했다.

릴리스는나를마주안으며머리를쓰다듬어주었다.

“…아니다.어느정도는네잘못일수도있겠어.”

“네?”

의아해하고있자니릴리스가내턱을잡아들었다.

얼굴을마주한릴리스가말하길,

“너무잘생긴잘못.”

“……예?”

“가만히있어도여자가꼬이다니…에휴,조금이라도늦었으면누가날름채갔겠네.”

“그게무슨…아니에요.이런제가뭐가좋다고-”

“잘생겼어.멋져.귀여워.사랑스러워.”

칭찬폭격에얼굴이달아올랐다.

고개를푹숙인나는중얼거렸다.

“……제가잘생겼다고요?”

“응,잘생겼어.”

나는가만히생각하다가이내결론을내렸다.

‘음,외신도콩깍지가씌워지는구나?’

릴리스는객관적으로아름다운게맞다.

릴리스를한번본사람이다시돌아보는것은당연한수준이었다.

하지만나는?

나는내외모에단한번이라도자신을가져본적이없다.

그도그럴것이지금껏제대로된인간관계를쌓아본적이손에꼽을뿐더러,아카데미에와서는외모보다신분을먼저보니까.

주변에외모를평가해줄사람이아예없던것도한몫하겠지.

레티는…레티니까.

나와릴리스가같이돌아다닐때다른사람들의반응을보면알수있었다.

릴리스는사람들이눈을떼지못하는반면,

나는의아하게바라보았다.

나같은놈이어떻게릴리스와어울리고있는지모르겠다는듯이.

릴리스의말은내자존심을위한말이거나콩깍지가씌워진반동일것이다.

“아서,너뭔가엄청무례한생각하지않았어?”

“그럴리가요.”

잠시나를내려다보던릴리스는손을뻗어내입술을가렸다.

이어서하얀빛이릴리스의손에서흘러나와내입술을적셨다.

“됐어.어때?”

나는몇번입술을오물거리며확인했고,이내고개를끄덕였다.

“하나도안아파요.고마워요,릴리스.”

“나야말로아프게해서미안해.”

우리가화장실을나선것은그로부터몇번의입맞춤이이어진이후였다.

—-

그리고홀로돌아온나는당황을금치못했다.

전혀예상치못한상황이나를덮쳤기때문이다.

“안녕하세요,선배님~신입생이리나라고해요.이번주말에시간있으신가요?”

간드러지는목소리로말하는신입생이리나.

“미안,대련이라면이미약속이잡혔거든.”

“어머,그럼선배님의대련에참석해도될까요?선배님이싸우시는모습이너무보고싶어서…”

말끝을흐리는이리나는은근한미소를얼굴에띄우고있었다.

나는지끈거리는관자놀이에한숨을내뱉고싶었지만,눈앞에사람이있는데그러면예의가아니라참았다.

이리나가처음이아니었다.

무려네번째.

똑같은레퍼토리로내게물어본신입생들이네번째였다.

아무래도막홀로들어온장면이신입생들의눈에띄었나보다.

앵무새마냥계속같은대답만하던나는결국지친나머지빠르게말했다.

“내이름은아서야.”

“아서선배군요.”

“성은없어.”

“아…”

앞선세사람은이말에얼굴을찌푸리며대화를급하게마무리하고내게서멀어졌다.

아마신입생들은내가평민이라는사실을모르는모양이다.

이제막선배들과안면을텄으니아직은내이야기를듣지못한것이다.

성적우수자장식이있으니당연히귀족이겠거니,생각한것같다.

이렇게오는것도아마마지막이겠지.

눈앞의이리나도그렇다.

내가평민이라는걸알았으니이제떨어지겠-

“그래서요?”

“…응?”

“그런건별로상관없어요.신분이뭔상관이람?”

정정하자,이리나는앞선세사람과는달랐다.

이렇게반응한건처음인데.

조금신선하긴했다.

“그래서,선배님대련보러가도될까요?”

“…알아서해.”

저렇게까지오겠다는데거절하기도뭐했다.

내대답을들은이리나는싱글벙글웃으며내게인사하고는멀어져갔다.

나는힐끔릴리스를바라보았다.

딱히화내는것같지는않았지만아무말도하지않는것이상당히불안했다.

어색한침묵속에서나는헛기침을했다.

-흠흠,릴리스.이건-

-아서.

-네.

-안아줘.

-…네?

릴리스는내정강이에얼굴을비볐다.

주변을한번둘러본나는릴리스를들어올려품속에넣었다.

품에안긴릴리스는내품에얼굴을묻고는아무말도하지않았다.

-어…뭐라도좀드실래요?간식거리라던가…

-난괜찮아.

-…넵.

화난목소리는아니었지만,어딘가기운이없어보여걱정스러운마음이앞섰다.

어디아픈건가요리조리살피고있자니,릴리스의목소리가들렸다.

-머리.

-네?

-머리쓰다듬어줘.

나는손을올려릴리스의머리를천천히쓰다듬어주었다.

그러자품속에릴리스에게서가르릉거리는소리가들려왔다.

-음…좋아.계속해줘.

-넵.

나는계속해서릴리스를쓰다듬어주었다.

이렇게꼭안으면서쓰다듬어주다보니마치아기같다는생각이들었다.

‘귀여워.’

가슴이몽실몽실해지는것같다.

그러고있자니누군가다가오는인기척이느껴졌다.

“저기…”

또신입생인가…

릴리스의몸이딱딱하게굳는것이느껴졌다.

쓰다듬기를멈추지않고목소리가들려온곳으로몸을돌렸다.

“무슨일이시죠?”

곧장살핀것은브로치였다.

역시나노란색브로치.

이번에도여자신입생이었다.

“대련신청이야?아쉽지만나는이미대련신청을받았어.”

“아,아니그게아니라…”

여학생은수줍은손길로내가슴을가리켰다.

…아니.정확히는릴리스를가리켰다.

“고양이…데려와도되는건가요?”

“아,얘는내패밀리어라떨어질수없거든.”

“패,패밀리어…!소환마법사셨군요?”

“맞아.”

그러자여학생은들뜬목소리로외쳤다.

“저,저도소환마법사거든요.그런데패,패밀리어라니…실물은처음봐요…”

여학생은릴리스를이리저리관찰하더니나를바라보았다.

몇번이고입을달싹이던그녀는이내용기를끌어모은듯눈을질끈감으며말했다.

“호,혹시괜찮으시다면…선배님의패,패밀리어를살펴봐,봐도될까요?”

개인적인흥미가생긴모양이다.

-어떡할까요?거절할까요?

-…보는것만은괜찮아.

-알겠어요.

대답을들은나는여학생에게말했다.

“보는것까지는가능해.대신손대면안돼.”

“아,알겠습니다.감사합니다!”

내게고개를푹숙이는여학생.

나는릴리스를천천히바닥에내려놓았다.

그러자여학생은바닥에엎드리다시피하여몸을낮추더니릴리스를관찰했다.

“우와…엄청예쁜고양이네요…우아하고기품있어보여요.”

그녀는초롱초롱한눈으로릴리스를살폈다.

릴리스는그런눈이싫지는않았는지,적어도피하지는않았다.

“이고양이는어떤능력을가지고있나요?”

“광선과보호막,약간의저주능력을가지고있어.”

“이렇게귀여운데전투타입이라는말인가요?정말특이하네요.”

이제보니말도더듬거리지않고곧잘말하고있었다.

진지해지면안더듬거리는걸지도몰랐다.

실컷감상했는지여학생은바닥에서일어나먼지를털었다.

“감사합니다.패밀리어를본건처음이었는데정말신기하네요.”

여학생은아차싶은얼굴로말을덧붙였다.

“저는크…라나라고해요.라나.”

‘어라?라나……어디선가들어본이름인데?’

의아한마음이들었지만어쨌거나,

“나는아서야.”

“아,아서선배.저혹시…선배님대련을보러가도될까요?패,패밀리어의전투라니…엄청희귀한거니까…”

금세다시더듬거리기시작한라나후배.

“그래,알겠어.그런목적이라면뭐.”

“헤헤,감사합니다…”

라나는내게꾸벅인사를했다.

멀어지는그녀의뒤통수를보며나는무언가를떠올리려애썼다.

-…뭐해,아서?

-저라나라는애.분명어디선가들어본적있는이름인데요.

-…뭐?

아차싶어서내려다보자릴리스의눈동자가가늘어져있었다.

-아,아니…그런의미가아니라정말로잊어버리면안될것같은이름인것같아서…

-흐응~그래,그정도로인상깊었단말이지?

-릴리스,제발…

오늘환영회에온것자체가실수인것같다.

여자와대화한것만으로도이런반응이나올줄이야.

나는다시릴리스를들어올려끌어안았다.

그리고그녀의귓가에입을가까이대고속삭였다.

“저는릴리스밖에없다는거,릴리스도알고있잖아요.”

그러자릴리스도속삭여서대답하길,

“미안…계속답답한마음이라…”

“걱정마세요.전릴리스거니까.”

나는왼손을들어릴리스의뺨에대었다.

약지에끼워진반지를바라보던릴리스는,

“…응.”

릴리스는내뺨에얼굴을비볐다.

털이간지러워웃음이절로나왔다.

“빨리끝났으면좋겠네요.”

“응,방에돌아가면야식먹자.”

“오,생각만해도군침이도는데요?”

“후훗,기대해.”

그런데때마침홀을울리는목소리.

학생회서기고든이다시나와환영회가끝났음을알렸다.

입구근처에있던나는그말이들리는즉시홀을벗어났다.

-드디어…너무힘들었어요.

-돌아가서쉬자.

-먼저씻어야겠어요.대련신청받을때긴장한나머지땀을흘려버려서…

-내가씻겨줄까?

-릴리스!

-푸핫,농담이야,농담.

얼굴이홧홧달아오르는것같다.

신입생환영회는분명불편한자리였지만,아예얻은것이없는것은아니었다.

오랜만에레티도만났으며,루크의고충을듣기도했다.

그리고무엇보다…

‘루카스…그빌어먹을편지의주인이그인간이란말이지?’

루이스에이어서형제가쌍으로나를괴롭히는것이상당히짜증났다.

심지어그편지의내용은…

마음같아서는그악마같은작자를성법으로불태워버리고싶었다.

어디,성국에있는구마사제는저런인간안잡아가-

‘…어?성국?’

나는알수없는기시감에사로잡혔다.

사제,성국,그리고어째서인지라나가그사이에끼어들었다.

가물가물하던기억에실마리가잡혔다.

그기억을끄집어낸나는제자리에멈춰돌처럼굳어버리고말았다.

-왜그래,아서?

-…라나.

-…걔는왜?

-성국,라나…맙소사,어디서봤나했더니!

-뭔데그래?

나는그이름을본적있었다.

그것도상세하게적힌글에서.

처음에는그정체를몰랐으나누군가의첨언으로깨닫고는엄청나게놀랐었다.

나는그정체를떨리는입에담았다.

“…성녀?”

총장님이보여주셨던입학서류에적혀있던이름.

라나

그리고총장님이알려주신그녀의본명은 ‘클라나’였다.

방금전의장면이다시떠올랐다.

‘저는크…라나라고해요.라나.’

나는심장이쿵,떨어지는것같았다.

‘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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