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06
총장님에게공지를받은바로다음날우리는이사를했다.
옮길짐이그렇게많지않았고,그적은짐마저릴리스의아공간에집어넣고갔기때문에매우간단한이사였다.
“우와!현관부터엄청넓어요!”
흥분이안될래야안될수가없었다.
수석까지는예상하지못했지만,그래도좋은숙소에오게되어다행이었다.
릴리스는손가락을까딱거리는것만으로내짐을옮겼다.
순식간에이사가끝났다.
“화장실이두개로늘었어요!”
“안에욕조가엄청커요!목욕도할수있겠는데요?”
“부엌도넓어졌고,냉장고도훨씬커진데다가냉동과냉장이분리되었어요!”
기숙사를이리저리돌아다니며외치던나는,문득릴리스가나를빤히쳐다보고있다는것을깨닫고말을멈췄다.
“죄송해요,너무신나서…”
“아니야. 그런 거가지고뭘.오히려활기찬모습이보기좋았어.”
웃으며내게다가온릴리스가물었다.
“새로운방마음에들어?”
“네,좋아요.이렇게좋은곳에서살아본적이없기도하고…”
릴리스는내머리를쓰다듬으며말했다.
“그럼우리신혼집은더좋은곳으로해야겠네? 아예 커다란 성으로 해버릴까?”
“시,신혼집…”
“어머,왜얼굴을붉히고그래?”
“아니,그…”
신혼집이라는말을듣자마자이상하게얼굴이달아올랐다.
‘시,신혼이라면매일매일…’
레티가보여준야설에서신혼부부는가장뜨거울때라고했다.
그저께일이상상에디테일을더해하자안면의온도가더올라가는것같았다.
“지금야한생각했지.”
“아,아니에요!”
“생각만하지말고실천하는건어때?”
“그게무슨소리에요!!”
“네가덮친다면나는언제든지-”
끝날줄모르던릴리스의성희롱은결국내가그녀의입을입으로틀어막으며마무리되었다.
“그거…츕…알아?”
“츄릅…네?”
입술이맞닿은채로대화가오갔다.
“이방…쪼옥…방음잘되어…츕…있대.”
“…그래서요?”
입술이떨어지고은색선이이어진다.
그선마저혀로거둬들여머금은릴리스가은근한미소를지었다.
“여기서라면뭐든할수있어…뭐든…”
성희롱은아직끝나지않았었다.
결국나는엉거주춤발걸음을돌렸다.
“화,화장실좀…”
“어머,굳이그러지않고나한테부탁해도-”
“맨정신으로는못해요!”
후다닥달려가화장실에들어갔다.
변기위에걸터앉은나는지친한숨을내쉬었다.
그저께일이후로더욱적극적으로변한릴리스는도저히감당할수가없다.
“…일단이것부터해소하자.”
—-
그뒤로몇주간평범한생활이이어졌다.
기숙사로옮긴첫날에는레티가집들이를와서릴리스는잠시고양이모습으로변해있었던해프닝이있었지만,나름평범한사건이었으니까.
새로운기숙사는학관과가까워수업이동에많은시간을투자하지않아도되었고,
기숙사옆공원도한적해서릴리스와산책하기에적당했다.
기타설비가좋아진것도만족스러웠다.
부엌이야어차피릴리스는잘사용하지않으니의미가거의없지만,
화장실은상당히많이바뀌었다.
변기바로옆에이상한패널이달려있길래뭔가싶어서눌러보니물줄기가튀어나왔다.
화들짝놀라릴리스에게물어보니볼일을보고물로닦아내기위해사용하는것이라했다.
처음에는불안하기도하고느낌도이상해서잘사용하지않았지만,익숙해지니상당히편해서애용하고있었다.
욕조도매우넓어져서가끔목욕을하게되었다.
릴리스가같이들어가겠다고말할때는얼마나놀랐던지…
무엇보다침대가혁신이었다.
마법침대라더니크기조절도가능할줄이야…
예전기숙사의침대는혼자서쓰기에는적당했지만,릴리스와나란히누워있기에는조금좁은감이있었다.
꼭껴안고자면문제가없긴했으나조금위태롭기도했고.
하지만지금침대는그런문제가싹해결되었다.
안그래도큰사이즈였는데크기조절마법을통해릴리스와껴안고굴러도될수준의크기가되었고,
잠에집중할수있도록너무덥지도너무춥지도않은적당한온도를실시간으로유지시켜주는기능도있었다.
매트리스는내몸에맞춰알맞은푹신함을제공했다.
심지어릴리스와껴안고잘때도그모양에맞춰주었다.
나는어디선가보았던마법침대광고문구를떠올렸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침대는마법입니다.’
전혀틀린말이아니었다.
마법침대로잠의질이달라진것같았다.
그광고문구아래에적혀있던가격을떠올린나는고개를끄덕였다.
‘이게돈의힘이구나…’
바뀐기숙사를제외하면크게달라진것은없는…
아,한가지더달라진점은수업이끝나고도서관으로향하던일정이사라진것이다.
중간필기도성황리에마무리되었겠다,이제좀쉬면어떻겠냐는말에결국공부시간을없애고릴리스와붙어다니게되었다.
흑마법을수련할시간이없어진것은아쉬웠지만,릴리스와함께있으면루카스같은더러운일도생각나지않았다.
루카스도한번찔러보고마는거겠지.
설마또시비를걸겠어?
…
“이런개색-”
또걸더라.
새로운편지가왔다.
새기숙사에는좁은틈하나없을정도로문이빡빡해서그런지아예터위트를통해보내왔다.
터위트의장점은익명성의보장이다.
이젠장점이아니라단점이라생각되지만.
열불이뻗쳐서흑마법공부를계속하고싶었지만,다시릴리스에게공부시간을말하기에는핑계가부족했다.
그냥속시원하게릴리스에게말해야하는건아닌가고민이되었다.
그런고민을하던와중에,
“아서…”
내가식사를마치자릴리스가은근한시선을보내왔다.
이젠눈만봐도릴리스가무엇을원하는건지알것같았다.
나는릴리스의목에매달리며입을맞췄다.
이제는말만식사지사실상잠자기전마음껏스킨십을하는시간이되어버렸다.
입을통해생명력이빠져나가는감각이느껴졌지만,이것도익숙해지니무시할수있었다.
“우읍…”
나를밀어붙이는릴리스의기세에눌려서몸이뒤로넘어갔지만,릴리스의머리카락이등허리를받쳐주었다.
평범한인간들끼리의입맞춤에서는불가능했을자세가릴리스와는가능했다.
얼마전술에취한나머지진도를훌쩍넘어버린우리의애정행각은한층수위가높아졌다.
잠시입술을뗀릴리스가입을벌렸다.
“베에…”
릴리스의타액이그대로내입안으로떨어졌다.
나는마치어미새가주는먹이를받아먹는아기새처럼릴리스의달콤한타액을받아먹었다.
그러다입술이내려오면다시격렬한키스가시작되었다.
요즘들어릴리스와식사를하며화장실을가는빈도가월등히늘었다.
그게전부릴리스때문이라생각하자살짝괘씸한마음이든나는릴리스의겨드랑이를살살간지럽혔다.
그러자키스를할때면여왕님처럼돌변하는릴리스가움츠러들었다.
“자,잠깐…”
최근에알아낸릴리스의약점이었다.
열기가과해질때한번씩간지럽혀주면효과가좋았다.
“우음…”
그렇게끈적한식사가진행되던중.
“…?!”
돌연릴리스의몸이딱딱하게굳었다.
릴리스를꼭끌어안고있던자세였기에금방변화를알아챌수있었다.
입술을떼며속삭였다.
“왜그래요?”
“……”
답이돌아오지않자나는슬며시고개를빼서릴리스의표정을바라보았다.
릴리스는멍을때…린다기보다는무언가를살피는것같았다.
그것은적어도눈앞에있는것이아닌것같았다.
더먼거리에있는것을감각으로살피는듯한모습이었다.
잠시뒤,
“아서!”
팍-
“우왁!”
릴리스는갑자기내허리를받치던머리카락을치우더니나를밀쳤다.
방바닥을구른내가놀라서그녀를돌아보자…
“…릴리스,괜찮아요?”
릴리스의안색이새파랗게질려있었다.
“고개숙이고있어.내가일어나라고할때까지절대일어나지도,말하지도마!”
릴리스의말에는다급함이어려있었다.
나는그녀의말대로곧장머리를숙이고몸을웅크렸다.
그러자릴리스의보호막이나를감쌌다.
보호막이생겨나는동시에벽을뚫고검은안개가흘러들어왔다.
릴리스는안개를맹렬하게노려보고있었다.
검은안개는방을몇바퀴돌더니내방향으로달려들었다.
쿵!
보호막에들이박는그모습에순간비명을지를뻔했지만,릴리스의말을떠올린나는손으로입을틀어막고버텼다.
쿵!쿵!
몇번보호막을들이박던안개는이내포기했는지방향을돌려릴리스에게다가갔다.
릴리스앞에서멈춘안개는동그랗게뭉쳐지더니어떤소리를내기시작했다.
-■■■.
음의높낮이와강조가있는것을보아하니어떤언어인것같았지만,내가아는그어떤언어와도음이맞지않았다.
그러나어디선가들어본것같은미묘한기시감이들었다.
‘분명어디선가…’
그런생각을하는와중에도안개의말은계속되었다.
-■■■■■■■■■■.
그러자릴리스가입을열었는데…
“■■■■?■■■■■■■■■■■■■■?”
릴리스또한안개와똑같은언어로말하고있었다.
-■■■■■■■■■■■■■■■■■■■■■■■■■.
“■■■■■?!■■■■■■■?”
표정과말투에서추측하건데릴리스는안개의말에크게놀라고있었다.
-■■■■■■■■■■■■■■■.■■■■■■■■■■■■■■■■■.
안개의말에릴리스의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뭔가심각한문제가생긴모양이다.
“■■■■■■?”
-■■.
릴리스는입술을짓씹었다.
-■■■■■■■■.
말을마쳤는지안개는벽으로향했다가-
쿵!
갑자기몸을돌려보호막을한번들이받았다.
다행히도보호막은멀쩡히안개의공격을버텨냈다.
그러곤안개는벽을통과해완전히사라졌다.
잠시안개가나간벽을지켜보던릴리스는이내보호막을해제했다.
“일어나도돼.”
릴리스의말에몸을일으키던나는내가나도모르게숨을참고있었다는것을깨닫고심호흡을했다.
“쓰읍…후우…릴리스,방금그안개는뭐예요?”
내물음에릴리스는얼굴을찡그렸다.
릴리스의표정만봐도좋지않은상황이생긴것을알수있었다.
릴리스는나를보며고민하더니천천히입을열었다.
“…아서.내일부터내가자리를비울것같아.”
“네?왜요?어디가는데요?방금그안개같은건또뭐고요?”
그러자릴리스는참담한목소리로답했다.
“방금그안개는아우터갓이보낸일종의전령이야.내게심연회의에참석하라는말을전하러왔어.”
“심연회의?그게뭔데요?”
“무한한우주공간의중심부,혼돈의소용돌이안에자리한절대심연에서일어나는회의야.그말은즉슨…”
“모든아우터갓들이한자리에모이게된다는거지.”
[!– Slider main contain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