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Goddess of a New World

Chapter 23




현재 인방 판에서 ‘Akare’는 일종의 치트키였다.

왜 치트키인가? 이에 대한 설명은 ‘Master Kim’ 세 글자면 충분했다.

처음에는 단순 렉카에 불과했던 마스터 킴이. 이제는 Sweet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기업이 됐으니까.

그렇기에 대부분의 대기업, 중소 스트리머들은 베타테스터가 되기를 희망했다.

되기만 한다면, Akare의 엄청난 유동을 흡수해 많은 이득을 볼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런 희망과 달리 베타테스터에 당첨된 스트리머는 매우 적었다.

현재 인지도가 있는 대기업 스트리머 중에 당첨된 이는 총 두 명.

한 명은 Sweet였고, 다른 한 명은 Suzuka라는 버튜버였다.

버튜버, 슈즈카. 라이브 평균 시청자 수 8천. 무튜브 구독자 60만.

인지도만 보면 국내 한정, 버튜버 업계에선 최상위 포식자였다.

베타테스트 오픈 당일. 이날을 위해 슈즈카는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부족한 체력을 극복하기 위해 수액을 맞았으며. 각종 영양제와 몸 보신에 좋은 음식들을 먹었다.

그렇게 만반의 준비를 끝낸 슈즈카는 오픈런을 뛰었다.

“Hall of Heroes에 도달한 자여. 무엇을 바라여 이곳까지 오셨습니까?”

Akare에 접속해, Hall of Heroes에서 만난 메이드가 질문을 던졌다.

이미 사전에 전부 다 정해놓은 상태였기에, 슈즈카는 설렘 가득한 목소리로 답했다.

“성직자요!”

“그렇습니까.”

메이드는 기록의 환영을 보여주겠다며 손짓했고, 주변의 풍경이 바뀌었다.

“꺄아아악!”

슈즈카가 비명을 질렀다. 주변이 온통 사람의 시체로 가득했다.

그 시체가 언데드가 되어 일어났다.

– 성직자를 반드시 지켜라!

근처에 있던 기사로 보이는 남자가 외쳤다.

그러자 만신창이 상태인 병사들이 검을 쥐었다.

슈즈카는 순간적으로 가상현실인 걸 잊어버리고, 겁에 질렸다.

저들의 가운데에 위치한 사제를 지키기 위해서. 병사들이 언데드에게 산 채로 유린당하면서도 끝까지 저항했다.

“너무 잔인해.”

감수성이 풍부한 슈즈카는 금방 상황에 몰입했다.

병사들이 죽어가고 있음에도 사제는 기도를 외우고 있었다.

무릎을 꿇고 간절한 표정으로 간절하게 신을 찾았다.

그 기도가 신에게 닿은 걸까?

마지막 기사가 언데드에게 잡아먹히기 전, 이변이 일어났다.

먹구름이 낀 하늘이 개었고, 그 사이로 찬란한 빛이 쏟아졌다.

쏟아진 빛줄기는 언데드를 정화하여 무로 돌려보냈고. 싸늘하게 식은 시체에 온기를 불어넣어, 원래대로 돌려놨다.

죽은 자의 부활.

– 성, 성녀시여!

그 기적을 지켜보고 있던 기사가 무릎을 꿇었다. 그대로 몸을 엎드려, 머리를 조아렸다.

되살아난 병사들은 기사의 행동을 보고서, 그대로 따라 했다.

기적을 일으킨 장본인은 따스한 손길로 기사를 일으켜 세웠다.

– 아, 아아-!

기사의 눈동자에 황홀감이 차올랐다.

그 장면을 마지막으로 주변의 풍경이 변화했다.

“와아···.”

한 편의 영화를 본 것만 같은 느낌에 슈즈카가 작게 감탄했다.

“마음에 드셨습니까?”

메이드가 던진 질문에 슈즈카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렇게 성직자가 된 슈즈카를 기다리고 있던 건, Noblewoman이었다.

“응?”

슈즈카는 그 여자를 보자마자 위화감을 느꼈다.

사전에 봤던 마스터 킴의 방송에선 분명, 남자 귀족과 만나지 않았던가?

본 것과 다른 상황에 순간 뇌정지가 온 슈즈카였지만, 일단 게임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하루가 지났지만, 슈즈카는 Dark Devouring Forest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평소에 오래 방송하는 스타일이 아니었고, 체력도 좋지 않았으니까.

피지컬 역시 일반인보다 부족했기에, 남들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끝내 슈즈카는 10레벨 직전까지 레벨을 올릴 수 있었고. 마지막 밤에서 레이븐과 대화하는 선택지를 골랐다.

‘스킬이 있어서 다행이야.’

성직자는 1차 각성 전에도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 파티원의 전투력을 올려주는 축복. 그리고 힐.

당연히 혼자서 사냥할 수가 없는 구조였고. 그렇기에 성직자는 레이븐을 서포팅하여 사냥할 수밖에 없었다.

―――

온다

너무 조용해

무서워요

슈즈카 뒤에!

어어

―――

3인칭 시점으로 방송을 지켜보고 있던 시청자들이 경고를 보냈다.

하지만 슈즈카는 Akare에 몰입한 상태였기에, 채팅창을 보지 못했다.

그렇게 천천히 환영으로 이루어진 검은환영 토끼가 슈즈카에게 접근했고.

“위험합니다!”

검은환영 토끼가 슈즈카를 물려던 찰나, 레이븐이 슈즈카를 당겼다.

그 탓에 슈즈카는 레이븐의 품 안에 안긴 꼴이 되어버렸고. 뒤늦게 상황 파악을 마친 슈즈카의 시선이 정면을 향했다.

[ BOSS 검은환영 토끼 Lv.10 ]

꿀꺽-

화면으로만 봤을 땐, 그저 귀여운 토끼처럼 보일 뿐이었지만. 실제로 마주하게 되니, 특유의 압박감이 슈즈카를 짓눌렀다.

하지만 슈즈카는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 이미 마스터 킴의 검은환영 토끼 공략법을 수강한 상태였으니까.

“검은환영 토끼. Dark Devouring Forest의 포식자입니다. 가장 큰 특징으로는···.”

레이븐의 말이 다 이어지기도 전에 검은환영 토끼가 환영을 소환하기 시작했다.

“환영 중에 미세하게 높이 뛰는 토끼가 본체예요!”

그동안 달달 외워놨던 공략법을 그대로 외친 슈즈카는 바로 레이븐에게 축복을 걸었다.

“그렇습니까.”

레이븐의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였다. 축복으로 강화된 동체시력을 바탕으로 본체를 찾았다.

그 와중에 환영들이 레이븐을 물어뜯어, 상처입혔다.

슈즈카는 바로 십자가를 두 손으로 들어, 힐을 사용했다.

“···찾았다.”

사파이어를 연상시키는 푸른 눈동자가 어둠속에서 번뜩였다.

축복으로 인해 강화된 레이븐이 환영 사이를 빠르게 비집고 들어갔다. 그리고 수많은 환영 속에 숨어있는 본체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촤아아아악-!

검은 피가 튀겼다. 예상치 못한 일격에 당한 검은환영 토끼가 그대로 축 늘어졌다.

“끝이다.”

레이븐이 검은환영 토끼를 마무리 짓기 위해 자세를 잡았다.

씨익-

그러자 검은환영 토끼가 악마의 미소를 지으며, 크게 도약했다.

코앞에 있는 레이븐을 지나쳐, 슈즈카가 있는 곳으로.

“···!”

예상치 못한 상황에 슈즈카는 몸이 얼어붙어 움직이지 못했다.

이대로 첫 데스를 기록하게 되는구나. 슈즈카는 그대로 눈을 감았다.

콰직-!

피부가 찢어지고 뼈가 부서지는 소리. 죽었구나. 그리 생각하며 눈을 뜬 슈즈카였고.

“크윽···.”

눈앞에는 슈즈카를 대신해 검은환영 토끼에게 물린 레이븐의 모습이 보였다.

이를 악물고 터져 나오려는 비명을 삼키며. 레이븐은 제 팔을 문 검은환영 토끼의 목을 베었다.

“후우··· 괜찮으십니까?”

슈즈카는 아무말 없이 십자가를 들어 레이븐을 치료했다. 살갗이 찢기고 부러진 뼈가 드러난 팔.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아프고, 탄식이 나왔다.

“왜, 왜 그러셨어요.”

이유는 이미 알고 있었다. 마스터 킴의 방송에서 봤으니까. 레이븐이란 NPC가 얼마나 정의로운 인물인지.

슈즈카는 이런 상황에 익숙하지 않았다. 자신의 잘못처럼 느껴져서, 감정 조절이 힘들었다.

훌쩍-

“괜히, 저 때문에··· 이렇게 심하게 다치시고···.”

감수성이 터진 슈즈카는 계속해서 울먹였다. 그런 슈즈카를 지켜보던 레이븐이 나지막이 말했다.

“왜 그랬냐···. 그냥, 그러고 싶었습니다.”

슈즈카와 레이븐의 시선이 교차했다.

“제 이야기를 재밌게 들어주셨으니까요.”

레이븐의 플러팅에 슈즈카의 눈물이 뚝 그쳤다. 분명, 눈앞의 레이븐은 여자인데. 왜 이렇게 설레는 마음이 드는 걸까.

방송 도중에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온 슈즈카는 고개를 숙인 채, 레이븐의 치료에 집중했다.

***

레이븐은 사실 여자였다. 이 사실은 Sweet의 방송에서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레이븐을 여자라고 인식했다. 하지만 슈즈카라는 버튜버의 방송에서 레이븐이 남자의 모습으로 나왔고.

이 떡밥은 마스터 킴과 Sweet가 아니면 인방 관련 중계를 하지 않는 인겜갤에도 퍼졌다.

―――

인붕이 궁금해서 문의 넣었는데 답변 받음 [579] 남장한 여자가 사실은 여장한 남자였다고? [485] 문제의 영상 클립 따왔음 개추 부탁 [611] 아 ㅅㅂ 레이븐으로 여섯 번 쳤는데 [520] 국내 똥게이 갤러리 ㅋㅋㅋㅋ [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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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붕이 궁금해서 문의 넣었는데 답변 받음

(GM 메이드의 공식 답변 짤) 플레이어 성별에 따라 레이븐 성별도 바뀌는 거였음 설정도 ‘레이븐 왕녀’랑 ‘레이븐 왕자’로 완전히 다르다고 함 추천 680 비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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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79] 이런 설정은 또 처음 보네 ㄴ누구 아이디어인지 신기함 ㄴ꼴잘알의 신, Aurora ㄴ마법사 자캐딸 빼면 완벽한 년 공식 답변 여초 반응 (링크) ㄴ얘네도 좋아하네 ㅋㅋ ㄴ레이븐 왕자 존잘이긴 해 ㄴ로판 남주 스타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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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 ㅅㅂ 레이븐으로 여섯 번 쳤는데 기분 좆같다 그냥 추천 580 비추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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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20] 호모섹슈얼 게이야 ㅋㅋ ㄴ작성자 지도 꼴려서 쳤으면서 웃긴 새끼네 ㄴ아가리 ㄴ긁? 남자라서 더 좋은 건데 ㄴ정출 직업 빨리. ㄴ무인이 좋아 보이더라 ㄴ전우애는 무평 ㅋㅋ

―――

레이븐의 성별이 플레이어의 성별에 따라 변한다. 이 설정은 여초와 남초를 가리지 않고 극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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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Aurora << 꼴림천재 디렉터 이년은 그냥 꼴림이 뭔지 제대로 알고 있음 심지어 존나 이쁜 미소녀라서 더 좋아 추천 20 비추 5 ――― [댓글 16] 오로라 디렉터 실제로 이쁨? ㄴ공개한 적 없음 ㄴ아바타는 존나 이쁘더라 ㄴ본판이 이뻤으면 진작에 ㅋㅋ ――― 날마다 솟구치는 레이븐의 인기가 이번 일로 인해 한계를 뚫었다. 각종 팬아트가 쏟아졌고, AI로 만든 음심이 가득 담긴 레이븐의 그림도 등장했다. 바니걸 레이븐, 메이드 레이븐, 수영복 레이븐, 패배 이벤트 레이븐 등등···. 이런 2차 창작 활동은 더 많은 수요를 불러왔고, 인기를 끌어냈다. 사실상 Akare의 간판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으응···."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나는 침음했다. 베타테스트 진행 기간이 이틀 밖에 남지 않은 지금. 그 스토리에 가장 접근한 건, 마스터 킴과 Sweet 파티였다. "두근거리네요." 내가 준비한 스토리는 흔한 클리셰 중에 하나였다. 예로부터 히로인이 죽거나, 위기의 상황에 놓이면. 주인공이 각성하는 건, 국룰이나 다름없는 전개였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레이븐이 진짜로 죽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확실한 동기부여'는 되지 않을까. 인겜갤의 념글을 한 차례 살핀 뒤, 에고 서칭을 시작했다. "꼴림천재 디렉터···?" 게시글의 내용을 확인한 나는 한숨을 삼켰다. 매력 포인트를 잘 찾는 걸 꼴림천재로 표현하다니. 천박하고, 경박하고, 수치심이 드는 표현이었다. 괜히 얼굴이 화끈거려서, 손으로 부채질했다. "그런 걸로 천재가 되고 싶진 않거든요." 나는 그 게시글에 비추를 눌렀다. "으응···."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구나. 남은 베타테스트 기간이랑 정식 출시일이. 문득, 어제 몰래 빼먹었던 Akachan의 마카롱이 떠올랐다. 그때 당시에 단 게 너무 땡겨서, 나도 모르게 충동적으로 저지른 범죄였다. 나는 수습을 위해서 옷을 차려입고 밖으로 외출했다. 환영 마법으로 내 모습을 평범하게 바꾼 뒤, 인근 카페로 향했다. Akachan이 숨겨놨던 마카롱과 똑같은 마카롱을 샀고. 내친김에 다른 디저트들도 왕창 구매하고서 집으로 복귀했다. 바로 냉장고에 마카롱을 넣은 뒤, 남은 공간을 디저트로 채웠다. "완벽 범죄에요." 들키지만 않으면 범죄가 아니었다. 완벽 범죄에 성공한 나는 잔업을 마무리하러 가상현실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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